KSP국어문제연구소

  • 동백꽃(김유정)-문제 모음 23제(2차) (I410-ECN-0102-2023-000-002076526) 나흘 전 감자 쪼간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계집애가 나물을 캐러 가면 갔지 남 울타리 엮는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 뒤로 살며시 와서 “얘! 너 혼자만 일하니?” 하고 긴치 않은 수작을 하는 것이었다. 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이야기도 잘 않고 서로 만나도 본척만척하고 이렇게 점잖게 지내던 터이련만, 오늘로 갑작스레 대견해졌음은 웬일인가. 항차 망아지만한 계집애가 남 일하는 놈 보구.... “그럼 혼자 하지 떼루 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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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촌수필(이문구. 여요주서)-문제 모음 17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576) 오수길이가 먼저 용모에게 알은체를 했다. “워디 가나?” “심심해서 예까지 나와봤구먼.” 용모가 다가가며 대꾸하자 조순만이도 얼굴을 걷으며, “장보러 나가남?” 하고 물었다. “아침버텀 장에 가봤자 별 볼일 있간디. 나이타에 지름이나 늫까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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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면함에 대하여(고재종)-문제 모음 22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238) 너 들어 보았니 저 동구 밖 느티나무의 푸르른 울음소리 날이면 날마다 삭풍 되게는 치고 우듬지 끝에 별 하나 매달지 못하던 / 지난겨울 온몸 상처투성이인 저 나무 제 상처마다에서 뽑아내던 / 푸르른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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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포와 분수(이어령)-문제 모음 17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4480 동양인은 폭포를 사랑한다.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이란 상투어가 있듯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그 물줄기를 사랑한다. 으레 폭포수 밑 깊은 못 속에는 용이 살며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한다. 폭포수에는 동양인의 마음속에 흐르는 원시적인 환각의 무지개가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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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 피는 해안선(김훈)-문제 모음 14제(1차) 여수의 남쪽, 돌산도 해안선에 동백이 피었다. 산수유도 피고 매화도 피었다. 자전거는 길 위에서 겨울을 났다. 겨울에는 봄의 길들을 떠올릴 수 없었고, 봄에는 겨울의 길들이 믿어지지 않는다. 다 지나오고 나도, 지나온 길들이 아직도 거기에 그렇게 뻗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모든 길은 처음부터 다시 가야 할 새로운 길이다. 겨우내 끌고 다니던 월동 장구를 모두 다 버렸다. 방한복, 장갑, 털양말도 다 벗어 버렸다. 몸이 가벼워지면 길은 더 멀어 보인다. 티셔츠 차림으로 꽃 피는 남쪽 바다 해안선을 따라 달릴 때, 온몸의 숨구멍이 바람 속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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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유종호)-문제 모음 16제(1차) 무릉도원 얘기를 전하는 도연명이 복사꽃 지천으로 피는 마을의 복숭아나무 집 아들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결코 부질없는 공상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달새도 뜨지 않고 꽃나무도 없는 삭막한 아파트 단지에서 자란 어린이가 뒷날 구상할 낙원을 상상해 본다는 것은 섬뜩한 일이다. 자연이 없는 인공 낙원은 편리할는지는 몰라도 아무래도 마음의 고향은 되지 못할 것 같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사실은 내 자신이 시골 출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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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류(이가림)-문제 모음 16제(1차)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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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선화음가(작자 미상)-문제 모음 15제(1차) 아들 형제 진사 급제 가문도 혁혁하다 딸을 길러 출가하니 혼수범절 치행이야 다시 일러 어떠하리 춘하추동 사철 의복 너의 생전 유족하다 바느질에 침선(針線)채며 대마구종(大馬驅從) 춘득이요 전갈(傳喝)하님 영매로다* 남녀노비 갖았으니 전답인들 아니 주랴 대한불갈(大旱不渴)* 좋은 전답 삼백 석 받는 추수(秋收) 동도지(東賭地) 오천 냥은 요용소치(要用所致) 유여(有餘)하다 나의 신행(新行)* 올 때가 도리어 생각난다 저 건너 괴똥어미 시집살이 하던 말을 너도 들어 알거니와 대강 일러 경계하마 제일 처음 시집올 제 가산(家産)이 만금(萬金)이라 마당에 노적(露積)이요 너른 광에 금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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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부 부부상(박재삼)-문제 모음 23제(1차) 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라. 금이 문제리,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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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꽃(선우 휘)-22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고 노인은 또 한 번 동굴을 올려다보았다. 저 동굴 안에서 아들이 죽었고 지금 또 손자가 저 속에서 죽음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자기도 또한 그것을 목격하며 위기의 순간에 서 있었다. 이 야릇한 숙명적인 불행의 부합, 다시 고 노인은 눈길을 선친의 산소에 돌렸다. 문득 이처럼 가혹한 숙명의 사슬에 엉키도록 자기는 조상의 뼈를 묻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변사 —— 전쟁 앞에는 과거의 어떠한 원리도 무색해지는 것일까. 혈통이 이어져 뻗어 가는 기준의 상실. 골수에 젖은 풍수 원리를 굳게 믿고 조상의 뼈다귀를 메고 다닌 지난날의 노력의 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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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새에 관한 명상(김원일)-15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죽음을 거부하면서도 삶답지 못한 생존의 늪을 허우적거릴 때, 이 도시의 생활 환경이 왜 자연을 파손시키느냐의 또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동진강 하구의 삼각주 개펄에서 새 떼를 만난 것이다. 실의의 낙향 생활로 술만 죽여 내던 내 깜깜한 생활 안으로 나그네새의 울음소리가 화톳불처럼 살아나기 시작했다. 새가 내 머릿속으로 자유자재 날아다녔다. 수백 마리로 떼를 이루어 의식의 공간을 무한대로 휘저었다. 새 중에서도 동진강 하구에서 자취를 감춘 도요새였다. 나는 도요새를 찾아 헤매었다. 그중 중부리도요를 발견하기 위해 휴일에는 정배 형과 함께, 그 외의 날은 나 혼자서 동남만 일대의 습지와 못과 개펄을 싸돌았다. 그러나 봄은 짧았고 곧 초여름으로 접어들었다. 그때는 이미 물떼새목의 도요새과에 포함된 그 무리는 우리나라 남단부를 거쳐 휴전선 하늘을 질러 북상한 뒤였다. 다시 도요새 무리가 도래할 시절을 만해의 님처럼 기다렸다. 그래서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의 툰드라에서 편도 일만 킬로미터를 날아 남으로 남으로 내려오는 그 작은 새 떼의 길고 긴 여정에 밤마다 동참했던 것이다. 나의 일상이 너무 권태스러울 정도로 자유스러우면서, 전혀 자유스럽지 못한 내 사고의 굳게 닫힌 문을 도요새가 그 날카로운 부리로 쪼며 밀려들었다. 그리고 떠남의 자유와 고통에 대해 여러 말을 재잘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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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 이야기(채만식)-19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I410-113-24-02-088610777] 일인들이 토지와 그 밖에 온갖 재산을 죄다 그대로 내어놓고, 보따리 하나에 몸만 쫓기어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한 생원은 어깨가 우쭐하였다. “거보슈 송 생원, 인전들, 내 생각 나시지?” 한 생원은 허연 탑삭부리에 묻힌 쪼글쪼글한 얼굴이 위아래 다섯 대밖에 안 남은 누―런 이빨과 함께 흐물흐물 웃는다. “그러면 그렇지, 글쎄 놈들이 제아무리 영악하기로소니 논에다 네 귀탱이 말뚝 박구섬 인도깨비처럼, 어여차 어여차, 땅을 떠 가지구 갈 재주야 있을 이치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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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여자의 열매(한강)-15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어머니, 이제 어머니께 편지를 쓸 수 없게 되었어요. 어머니가 두고 가신 스웨터를 입어 볼 수도 없게 되었어요. 지난겨울 여기 올라오셨다가 깜빡 잊고 가신 자주색 스웨터 말예요. 그이가 출장 간 다음 날, 아침부터 오한이 들길래 그 옷을 입어 보았어요. 제때 빨아 두지 않았던 덕분에 묵은 반찬 냄새며 어머니 살냄새가 그대로 배어 있었어요. 다른 날 같으면 빨아 입었을지도 모르지만 너무 추워서, 또 그 냄새를 오랫동안 맡고 싶어서 그냥 입고 잠들어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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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놈이 상전을 속이다(작자 미상)-문제 모음 14제(1차) 성주(星州) 김 진사 댁에 득거리(得巨里)란 이름의 하인이 있었는데 매우 교활한 놈이었다. 하루는 김 진사가 어디 긴히 볼일이 있어 득거리에게 말고삐를 잡히고 길을 떠나, 날이 저물어서 여점(旅店)에 들었다. 득거리가 상전의 밥상을 보니 진수성찬이 상에 가득히 차려져 있었다. 물론 식욕이 동해 군침을 흘렸지만 상전은 단 한 숟가락도 베풀어 주지 않았다. 이에 분한 마음이 들어서 ‘㉠내게 좋은 꾀가 있다. 내일 아침은 상전이 숟가락을 들지도 못하게 만들고 내 다 뺏어 먹으리라.’라고 혼자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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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안합니다(장영희)-문제 모음 24제(1차) 오랜 유학 생활 덕분에 나는 그나마 ‘고맙다.’는 말은 꽤 자주 하는 편이다. 조교나 학생들이 심부름을 해 주거나 시중을 들어주면 곧잘 ‘고마워’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에 비해 ‘미안해.’라는 말은 여간 어렵지 않다. 분명히 내게 잘못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미안해.’라는 말을 하려면 목소리가 기어들거나 가능하면 슬쩍 얼버무려 버린다. 마음속으로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아서가 결코 아니다. 너무나 미안하다고 생각할 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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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님이 오마하거늘(임이 오마하거늘. 작자 미상)-문제 모음 22제(2차) 님이 오마 하거늘 져녁밥을 일 지어 먹고 중문(中門) 나셔 대문(大門) 나가 지방 우희 치다라 안자 이수(以手)로 가액(加額)하고 오는가 가는가 건넌산(山) 바라보니 거머흿들 셔 잇거날 져야 님이로다 보션 버서 품에 품고 신 버서 손에 쥐고 곰븨님븨 님븨곰븨 쳔방지방 지방쳔방 즌 듸 마른 듸 갈희지 말고 워렁충창 건너가셔 정(情)엣 말 하려 하고 겻눈을 흘긧 보니 상년(上年) 칠월(七月) 열사흔날 갈가 벅긴 주추리 삼대 살드리도 날 소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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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류산 양단수를(조식)-문제 모음 23제(1차) 두류산(頭流山) 양단수(兩端水)를 녜 듯고 이졔 보니 도화(桃花) 뜬 맑은 물에 산영(山影)조차 잠겻셰라. 아희야 무릉(武陵)이 어듸오 나는 옌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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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 헤는 밤(윤동주)-문제 모음 23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7038)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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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월행 일기(이강백)-문제 모음 22제(1차) [앞부분의 줄거리] 고서적 수집가인 조당전은, 신숙주의 하인과 한명회의 여종이 영월의 단종(노산군)을 살피고 오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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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감자 먹는 사람들, 빈센트 반 고흐(정진규)-문제 모음 24제(1차) 식구들은 둘러앉아 삶은 감자를 말없이 먹었다 신발의 진흙도 털지 않은 채 흐린 불빛 속에서 늘 저녁을 그렇게 때웠다 저녁 식탁이 누구의 손 하나가 잘못 놓여도 삐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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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산육곡(권구)-문제 모음 22제(2차) 서산(西山)에 해 져 간다 고깃배 떴단 말가 죽간(竹竿)을 둘러메고 십 리 장사(十里長沙) 내려가니 연화(煙花) 수삼(數三) 어촌(漁村)이 무릉(武陵)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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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고(김종길)-문제 모음 22제(1차) [I410-111-24-02-088583011] 북한산(北漢山)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다음 겨울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밤사이 눈이 내린, 그것도 백운대(白雲臺)나 인수봉(仁壽峰) 같은 높은 봉우리만이 옅은 화장을 하듯 가볍게 눈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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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옹고집전(미상)-문제 모음 20제(2차) (2019, 2023 수특 포함) 헛옹가가 허허 웃으며 하는 말이, “너도 이 집 옹가라 하고 나도 이 집 옹가라 하여 흑백을 분별하기 어려우니, 우리 성주가 명관이니 송사(訟事)하여 보자.” 하니, 참옹가가 대답하되, “그리 하자.” 하고 억울한 심정을 글로 지어 손에 쥐고 관문에 들어가서 참옹가가 소지(所志)를 올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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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손에 막대 잡고(우탁. 탄로가)-문제 모음 19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7452)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터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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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막(유치진)-문제 모음 23제(1차) 명서네 가족은 신문을 통해 명수가 해방 운동에 가담했다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구장은 명수가 종신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명서네는, 농사를 짓다가 얻게 된 빚을 갚지 못해 살림이 압류된 경선네를 거두어 어렵게 함께 살지만, 극심한 가난을 견디지 못한 경선네는 추운 겨울밤 정처 없이 고향을 떠난다. 명서의 처는 신문 속 최명수란 인물이 자기 아들이라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점차 정신을 온전히 가누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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