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삼각돛(서영은)-문제 모음 17제(1차) [I410-113-24-02-088183542] 한편, 명훈은 여전히 걸핏하면 국장에게 불리어 갔다. 젊은 국장은 그럴싸한 트집을 잡아내선 번번이 자기가 더 먼저 흥분했다. 명훈을 잘 모르는 동료들, 편집국 사람들은 ㉠횟수가 잦아짐에 따라 명훈에게 무슨 결함이 있기는 있는 게라고 여기게끔 되었다. 그러나 나는 국장이 그럼으로써 오히려 명훈에게 진짜 잘못이 없음을 그 스스로 반증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찜 0 구매 0 6,500원
  • 흑산도(전광용)-문제 모음 17제(1차) (I410-113-24-02-088005472) 까막개[黑浦]의 밤은 추위도 모르고 깊어만 갔다. 북술이는 동무들과 맞잡고 둥당의 노래를 부를 때는 아무 시름도 없이 즐겁기만 했다. 그러나 혼자서 이 노래를 읊조리면 얼굴 모습조차 기억 속에 더듬기 어려운 어머니의 옛이야기처럼 서러움이 꿀컥 치밀었다. 둘레를 돌면서도 북술이의 눈은 이따금 갯가로 옮겨졌고, 그럴 때마다 용바우의 믿음직한 목소리가 귓전을 어루만져 슬픔을 가라앉히곤 했다.
    찜 0 구매 0 6,500원
  • 골목 안(박태원)-문제 모음 16제(1차) (I410-113-24-02-088017801) 한참 정이와 별의별 말이 다 오고 가고 하였을 때, ‘불단집*’에서 마악 설거지를 하고 있던 갑순이 할머니가 뛰어나왔다. 갑득이 어미는, 경우에 따라서는 그들 모녀를 상대하여서도, 할 말에 궁하지는 않다고 은근히 마음에 준비가 있었던 것이나, 뜻밖에도 갑순이 할머니는 자기 딸의 역성을 들려고는 하지 않고,
    찜 0 구매 7 6,000원
  •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성석제)-문제 모음 21제(3차) (I410-113-24-02-088017187) [앞부분 줄거리] 황만근은 마을 사람들에게 바보 취급을 받지만, 외지 출신인 민 씨는 달리 생각한다. 어느 날, 밤늦게 집에 가던 황만근은 토끼 고개에서 거대한 토끼를 만난다. “그기 뭔 소리라? 내가 ⓐ내 집에 내 발로 가는데 니가 뭐라꼬 집에 못 간다 카나. 귀신이마 썩 물러가고 토끼마 착 엎디리라. 내가 너를 타고서라도 집에 갈란다.” 거대한 토끼는 황만근이 한 번도 맡아 본 적이 없는 비린 냄새를 풍기면서 느릿하고 탁한 음성으로 다시 말했다. “너는 ⓑ여기서 죽는다. 너는 여기서 죽는다. 너는 여기서 죽는다. 너는 집에 못 간다.”
    찜 2 구매 7 5,000원
  • 동백꽃(김유정)-문제 모음 23제(2차) (I410-ECN-0102-2023-000-002076526) 나흘 전 감자 쪼간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계집애가 나물을 캐러 가면 갔지 남 울타리 엮는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 뒤로 살며시 와서 “얘! 너 혼자만 일하니?” 하고 긴치 않은 수작을 하는 것이었다. 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이야기도 잘 않고 서로 만나도 본척만척하고 이렇게 점잖게 지내던 터이련만, 오늘로 갑작스레 대견해졌음은 웬일인가. 항차 망아지만한 계집애가 남 일하는 놈 보구.... “그럼 혼자 하지 떼루 하디?”
    찜 0 구매 0 5,500원
  • 홍소(이동하)-문제 모음 17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6733) 2424 혹은 5454번의 전화번호를 보디에 커다랗게 써 붙인 삼륜차 또는 픽업이 대충 비슷비슷한 내용물들을 실은 채 속속들이 닿고 있었고, 감색 유니폼의 관리인들이 요소요소마다 늘어선 채 똑같은 말들을 외쳐 대고 있었다. 일테면, “차는 현관 옆으로 바짝 붙여 주십시오!” “호실 키는 임시 관리 사무소에서 입주증과 교환해 드리고 있습니다. 관리 사무소는 217동과 219동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계단이 혼잡하오니 도착순대로 짐을 올리시고, 화장실 및 주방의 부착물은 248동과 249동 간에 위치하고 있는…….”
    찜 0 구매 6 6,500원
  • 가리는 손(김애란)- 문제 모음 13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2784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말이 튀어나와 나도 놀란다. 그리고 온종일 내 마음이 그렇게 무거웠던 건 어쩌면 아이에게 바로 이 말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짐작한다. ―…… ―그렇게 하자. 엄마는 재이가 그 할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줬으면 해. ―…… ―우리 아들, 죽은 사람한테 절하는 법은 알아? ―…… ―여기 이렇게, 밥 먹는 손을 가리는 거야. ―……
    찜 0 구매 30 4,000원
  • 고향(이태준)-문제 모음 12제(1차) ‘부산 부두에 발을 올려 딛는 때부터 내 고향이다. 내 고향은 나에겐 편안히 쉴 자리를 줄 리가 없다. 그것을 바라고 그것을 꾀할 나도 아니다. 그곳에는 여러 동무들이 있을 것이다. 어서 신들메를 끄르지 말고 그대로 뛰어나오시오. 당신만은 온몸을 사리고 저편에 붙지 말고 용감하게 우리 속에 와 끼어 주시오. 이렇게 부르짖는 힘차고 씩씩한 친구들이 나를 맞아 줄 것이다. 오, 어서 달려가다오!’
    찜 0 구매 5 4,000원
  • 귀향 연습(이청준)-문제 모음 11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3483 녀석에게 고향을 배워 주겠노라 약속해 놓고도 막상 그것을 생각해 보려 하니 막연하기만 했다. 생각의 실마리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 번도 발걸음을 한 일이 없는 동백골이었다. 하나 같이 기억이 희미했다. 제법 감동 같은 걸 싣고 떠오르는 일이 없었다. 생각난 것은 내 배앓이의 시초가 됐던 학교 잡부금과 꾀배에 관한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다시 기억을 더듬어 낼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간밤에 이미 확인이 끝난 일이었다. 다른 것을 찾아내야 했다. 훈이 녀석을 위해서도 좀 더 행복스런 고향을 찾아내야 했다. 나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그 바다와 상관하여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찜 0 구매 26 4,000원
  • 오렌지 맛 오렌지(성석제)-문제 모음 36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3534 비읍은 편집부에 새로 들어온 신참치고는 아는 게 많았다. 그런데 그가 아는 건 조금씩 틀렸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보다는 사전이나 그 사전을 끼고 십 년 이상 먹고 살아온 우리를 의심하는 쪽을 택해서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가 실수를 할 때마다 그의 별명을 그 실수를 상징하는 말로 바꾸어 줌으로써 복수를 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찜 0 구매 1 10,000원
  • 엄마의 말뚝 1(박완서)-주관식 20문제 I410-ECN-0102-2023-000-001633670 (정답만 존재함) 이 소설의 배경은 해방 직후의 사대문(四大門) 밖 현저동(지금의 무악동)이며 시점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표현은 서술자인 '나'가 격동의 시기를 이겨 온 엄마의 집념을 회고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해방 직후 시골에 살던 엄마와 '나'가 서울에 정착하여 살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면서 엄마의 억척스러운 생활 의지에 대한 성찰을 주제로 하고 있다.
    찜 0 구매 0 2,000원
  • 고향(현진건)-30문제(2020 올림포스 현대문학 대비) I410-ECN-0102-2023-000-001633130 어데서 오시는 길입니까?” “흥, 고향에서 오누마.” 하고 그는 휘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그의 신세타령의 실마리는 풀려나왔다. 그의 고향은 대구에서 멀지 않은 K군 H란 외딴 동리였다. 한 백 호 남짓한 그곳 주민은 전부가 역둔토를 파 먹고살았는데 역둔토로 말하면 사삿집 땅을 부치는 것보다 떨어지는 것이 후하였다. 그러므로 넉넉지는 못할망정 평화로운 농촌으로 남부럽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
    찜 0 구매 3 8,000원
  • 만세전(염상섭)-28문제(EBS 올림포스 현대문학 대비) I410-ECN-0102-2023-000-001634197 “노형은 무엇을 하슈?” / 나는 딴소리를 하였다. “네에, 갓〔笠〕 장사를 다닙니다.” / “갓이오? 그래 요새두 갓이 잘 팔리나요?” “그저 그렇지요. 촌에서들은 그래두 여전히 갓을 쓰니까요.” 나는 좀 의외로 생각하였다. 두 사람은 잠깐 말이 끊겼다가,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러나 당노형부터 왜 머리는 안 깎으슈? 세상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귀찮고 돈도 더 들지 않소?”
    찜 0 구매 12 7,000원
  • 제1과 제1장(이무영)-문제 모음 21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14131) 당당한 문화인인 아들은 흙투성이인 김 영감을 ‘내 아버지로라’고 내세우기조차 꺼려했다. 이러한 아버지를 가졌다는 것은 자기의 큰 치욕이라고까지 생각해 온 터다. 결혼을 하면서도 자기 아버지를 청하지 않은 것도 그 자신은 친구나 동료들한테 달리 변명을 했겠지마는 기실 자기 아버지의 그 흙투성이 꼴을 뵈고 싶지 않다는 허영에서였다. 김 영감만 해도 이런 눈치를 못 챌 리는 없었다. 집안에서고 동리에서 왜 며느리 보는 데 안 가느냐고 해도, “아, 그 잘난 놈 잔치에 못난 애비가 가? 댕꼴 곽주식이 아들놈처럼 저 애빌 보구 누구냐니까 ‘우리 집 머슴’ 하고 대답하더라는데 그런 놈들이 애빌 보구 행랑아범이라구 하지 말란 법이 있다든가?”
    찜 0 구매 2 5,000원
  •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양귀자)-문제 모음 27제(3차) (I410-ECN-0102-2023-000-001614020) “어따, 동갑끼리 사장은 무슨 사장님. 오늘 종일 그 말 듣느라고 혼났어요. 말 놓으십시다.” 그가 거품이 넘치는 잔을 내밀며 큰 소리를 쳤다. 임씨가 잠시 아연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좋수다. 형씨. 한잔 하십시다.” 임씨가 호기를 부리며 소리 나게 잔을 부딪쳤다. “그렇지, 그렇지. 다 같은 토끼 새끼 주제에 무슨 얼어 죽을 사장이야!” 그의 허세도 임씨 못지않았으므로 이윽고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비우기 시작하였다.
    찜 0 구매 4 7,000원
  • 서울 1964년 겨울(김승옥)-문제 모음 19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4200) [앞부분 줄거리] 1964년 겨울밤의 어느 선술집, ‘나’는 대학원생인 ‘안’을 우연히 선술집에서 만난다. 의미 없는 대화를 주고받던 두 사람은 자리를 옮기던 중에 자신도 함께 갈 수 없겠냐고 묻는 ‘사내’와 함께 중국요릿집에 간다. 사내는 장례 비용이 없어 죽은 아내의 시신을 병원에 팔고 괴로워한다. 중국요릿집에서 나온 세 사람은 밤거리를 배회하다가 화재 난 곳을 찾아간다. 불길 속에서 죽은 아내의 환영을 본 사내는 ㉠남은 돈을 모두 불 속에 던져 버린다.
    찜 0 구매 0 5,000원
  • 노새 두 마리(최일남)-문제 모음 23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3849) 아버지는 원래가 마부였다. 서울에 올라오기 전 시골에서도 줄곧 말 마차를 끌었다. 어쩌다가 소달구지를 끄는 적도 있기는 했으나 얼마 가지 않아서 도로 말 마차로 바꾸곤 했다. 그런 아버지였으므로 서울에 올라와서는 내내 말 마차 하나로 버텨 나왔었는데 어떻게 마음먹었는지 노새로 바꾸고 만 것이다. 노새나 말이나 요즘은 그놈의 삼륜차 때문에 아버지의 일감이 자칫 줄어드는 듯하기도 했다. 웬만한 오르막길도 끄떡없이 오르고, 웬만한 골목 안 집까지도, 드르륵 들이닥치니 아버지의 말 마차가 위험을 느낌 직도 했고, 사실 일감을 빼앗기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때마다 아버지는 큰소리였다. “휘발유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자동차만 많으면 뭘 해.” 마치 애국자처럼 말하는 것이었으나 나는 아버지의 그 말 뒤에 숨은 오기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고단해서였을까, 이날 밤 나는 앞뒤를 가릴 수 없을 만큼 깊이 잠에 빠졌던 것 같다.
    찜 0 구매 0 6,000원
  • 관촌수필(이문구. 여요주서)-문제 모음 17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576) 오수길이가 먼저 용모에게 알은체를 했다. “워디 가나?” “심심해서 예까지 나와봤구먼.” 용모가 다가가며 대꾸하자 조순만이도 얼굴을 걷으며, “장보러 나가남?” 하고 물었다. “아침버텀 장에 가봤자 별 볼일 있간디. 나이타에 지름이나 늫까 허구……”
    찜 0 구매 3 5,500원
  •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조세희)-문제 모음 23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34384 “너희들은 엄마를 잘못 두어 이 고생이다. 아버지하고는 상관이 없단다.” 어머니는 장남인 ⓐ나에게만 말했다. 외할머니에게 들은 말을 나에게 전한 것이었다. 천년을 두고 우리의 조상은 자손들에게 이 말을 남겼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도 씨종의 자식이었다. 할아버지의 아버지 대에 노비제는 사라졌다. 증조부 내외분은 아무것도 몰랐다. 나중에서야 해방을 맞았다는 것을 알았으나 두 분이 한 말은 오히려 ‘저희들을 내쫓지 마십시오.’였다. 할아버지는 달랐다. 할아버지는 유습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늙은 주인은 할아버지에게 집과 땅을 주었다. 그러나 쓸데없는 일이었다. 모르는 면에서는 할아버지나 증조부나 같았다. 증조부 대까지는 선조들이 살아온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나 할아버지 대에는 그것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할아버지에게는 어떤 교육도 없었고 경험도 없었다. 할아버지는 집과 땅을 잃었다. “할아버지도 난쟁이였어?” 언젠가 영호가 물었다. 나는 영호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좀 큰 영호는 말했다. “왜 지난 일처럼 쉬쉬하는 거야? 변한 것이 없는데 우습지도 않아?” 나는 가만있었다.
    찜 1 구매 4 6,000원
  • 역사(김승옥)-문제 모음 21제(2차) (2024학년도 수능완성 위주) 나는 내가 이사를 온 첫날 저녁, 할아버지 앞에 불려 나가서 들은 얘기를 지금도 기억한다. 그것은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이었다. 몇 가지 나의 가족 관계에 대해서 묻고 나서, 할아버지는 갑자기, 내가 6·25 때는 몇 살이었느냐고 물었다. 정확한 나이는 얼른 계산이 되지 않아서, 열 살이었던가요 하고 내가 우물쭈물 대답하자 , 할아버지는 아마 그럴 거라고 하며 사변이 남겨 놓고 간 것이 무엇인 줄을 모르겠군 하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사변 전에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고, 있다고 해도 어린아이로서의 기억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무엇이 사변 후에 더 보태지고 없어진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솔직히 대답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그것은 가정의 파괴라고 한마디로 얘기했다. 그렇게 말하는 투가 마치 내가 나쁜 일을 해서 책망이라도 한다는 것처럼 단호하고 험악했기 때문에 나는 정말 죄를 지은 기분이 되어 꿇어앉았던 자세를 더욱 여미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정말 오랫동안 나는 이사를 한다는 흥분과 긴장과 피로 속에서 하루를 보내었기 때문에 졸음이 퍼붓는 걸 참아 가며 할아버지의 관(觀)이랄까 주의(主義)랄까를 들었다.
    찜 0 구매 5 5,000원
  • 무성격자(최명익)-문제 모음 12제(1차) [앞부분 줄거리]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귀향한 정일은 용팔에게 재산 상속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아버지가 아직도 지키고 있는 그의 재산을 넘겨다보는 듯한 용팔이가 따지는 산판알이 거침없이 한 자리씩 올라가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의식하며 보고 있을 때, 이렇게 대강만 놓아도, 하고 산판을 밀어 놓으며 쳐다보는 용팔의 눈과 마주치게 되자 정일이는 흠칫 놀라게 되는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 대한 상속세만 해도 큰돈인데 안 물고 할 수 있는 이것은 제 말씀대로 하시지요. 이렇게 결정적으로 말하는 용팔이는 정일이의 앞에 위임장을 내놓으며 도장을 치라고 하였다.
    찜 0 구매 3 4,000원
  • 내 여자의 열매(한강)-문제 모음 17제(1차) 어렸을 때 생각이 나요. 부엌으로 달려가 어머니 치마에 얼굴을 묻으면 아, 그 맛난 냄새. 참기름 냄새, 볶은 깨 냄새. 내 손에는 언제나 흙이 묻어 있었지요. 흙 묻은 손으로 어머니 치맛자락을 더럽히곤 했어요.
    찜 0 구매 0 5,000원
  • 어머니(한승원)-문제 모음 20제(1차)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수만은 없어, 도짓소* 내어 준 것을 팔아, 그래도 제깐에는 세상 물정에 귀가 뚫렸다 하는 작은아들 이현이를 광주로 보냈던 것이었는데, 거길 갔다 온 그놈의 말이, 국회의원에 입후보한 독립투사였던 사람을 암살한 범인이기 때문에 징역을 산다더라고 하던 것이었다. 한데, 또 그렇게도 답답할 수가 없던 것은, 언제까지 산다더냐 해도, 언제 나오게 될 것이라더냐 하여도, 이현이 대꾸를 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기만 하던 것이었다. “먼 일이란가, 먼 일이여?”
    찜 0 구매 20 7,000원
  • 곡두 운동회(임철우)-문제 모음 12제(1차) [앞부분 줄거리] 평화롭던 마을에 반란군이 진주하고 갑작스럽게 사람들을 운동장으로 불러 모은다. 반란군은 그동안 자신들에게 협력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색출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그동안 비밀리에 반체제적 활동을 해 온 소금 장수, 푸줏간집 곰보, 대장장이는 갑자기 활개 치며 마을 사람들을 반란군에 협력한 사람들과 적대적이었던 사람들로 분류하기 시작한다. 목사를 비롯한 반란군에 적대적이었던 사람들은 곧 처형당할 위기에 놓인다. ― 오전 11시 40분 드디어 이날의 예정된 행사는 거의 끝이 났다. 새끼줄의 왼쪽과 오른쪽은 ▨▨과 같은 꼴로 완전히 두 쪽으로 나뉘어 있었다. “모두 끝났습니다.” 병사 하나가 그렇게 보고를 했다. ⓐ매부리코 장교는 마침 한 손에 물컵을 들고 서 있었는데, 그 보고를 받더니 “그래? 이제 다 마쳤구먼. 아아, 모두가 끝난 셈이란 말이지.” 하고 대답한 뒤 훌쩍 컵을 마셔 비웠다. 교문 근처의 노인들과 아이들은 운동장 양편
    찜 0 구매 4 4,000원
  • 하얀 배(윤후명)-문제 모음 23제(1차) [앞부분의 줄거리] ‘나’는 취재 차 중앙아시아로 향하면서 강제 이주된 고려인 동포들의 삶을 목격한다. 또한 한국을 그리며 ‘말 배우는 아이’라는 글을 쓴 고려인 ‘류다’를 만나길 희망한다. 알마아타에 도착한 ‘나’는 인근 우슈토베 지역을 여행하며 고려인 ‘미하일’로부터 류다가 이식쿨 호수 근처에 살고 있음을 듣게 된다. “여기 사람들이 말하는데, 그 호수 밑에 옛날 도시가 가라앉아 있다고 그렇게 말합니다.” 내가 그 호수에 관심을 보이자 미하일이 말했다. 그는 드물게도 서울 동숭동에 있는 해외동포교육원의 초청을 받아 어느새 한국에도 갔다 왔다고 했는데, 우리말을 꽤 정확하게 구사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 나는 더욱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호수 밑에……” 나는 음료수와 함께 나온 깡통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그 먼 호수를 머릿속에 그렸다. 미하일의 말에 의하면 키르기스말로 이식쿨의 이식은 뜨겁다는 뜻이며, 쿨은 호수라고 했다. 또, 이식쿨의 물은 위는 민물, 아래는 짠물이며, 이에 비교되어 발하슈 호수는 한쪽이 민물, 다른 쪽이 짠물로서, 서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찜 0 구매 24 6,000원
카카오톡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