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불꽃(선우 휘)-주관식 15문제(2020 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고 노인은 또 한 번 동굴을 올려다보았다. 저 동굴 안에서 아들이 죽었고 지금 또 손자가 저 속에서 죽음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자기도 또한 그것을 목격하며 위기의 순간에 서 있었다. 이 야릇한 숙명적인 불행의 부합, 다시 고 노인은 눈길을 선친의 산소에 돌렸다. 문득 이처럼 가혹한 숙명의 사슬에 엉키도록 자기는 조상의 뼈를 묻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변사 —— 전쟁 앞에는 과거의 어떠한 원리도 무색해지는 것일까. 혈통이 이어져 뻗어 가는 기준의 상실. 골수에 젖은 풍수 원리를 굳게 믿고 조상의 뼈다귀를 메고 다닌 지난날의 노력의 공허. 그렇게 허탈해 가는 고 노인의 마음속에 차차 하나의 새로운 감정이 흘러들었다. 모두가 기정의 숙명에서 벗어나 있다는 해방감과 다음 순간의 운명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다는 어떤 종류의 감동이었다. 그 감동 속에서 고 노인은 팔십 평생에 처음 무엇에도 구애되지 않는 순수한 자기 자신의 의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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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정(이광수)-주관식 13문제(2020 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차가 남대문에 닿았다. 아직 다 어둡지는 아니하였으나 사방에 반작반작 전기등이 켜졌다. 전차 소리, 인력거 소리, 이 모든 소리를 합한 ‘도회의 소리’와 넓은 플랫폼에 울리는 나막신 소리가 합하여 지금까지 고요한 자연 속에 있던 사람의 귀에는 퍽 소요하게 들린다.‘도회의 소리!’ 그러나 그것이 문명의 소리다. 그 소리가 요란할수록에 그 나라가 잘된다. 수레바퀴 소리, 증기와 전기 기관 소리, 쇠마차 소리……. 이러한 모든 소리가 합하여서 비로소 찬란한 문명을 낳는다. 실로 현대의 문명은 소리의 문명이라. 서울도 아직 소리가 부족하다. 종로나 남대문통에 서서 서로 말소리가 아니 들리리만큼 문명의 소리가 요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불쌍하다. 서울 장안에 사는 삼십여 만 흰옷 입은 사람들은 이 소리의 뜻을 모른다. 또 이 소리와는 상관이 없다. 그네는 이 소리를 들을 줄을 알고, 듣고 기뻐할 줄을 알고, 마침내 제 손으로 이 소리를 내도록 되어야 한다. 저 플랫폼에 분주히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중에 몇 사람이나 이 분주한 뜻을 아는지, 왜 저 전등이 저렇게 많이 켜지며, 왜 저 전보 기계와 전화 기계가 저렇게 불분주야하고 때각거리며, 왜 저 흉물스러운 기차와 전차가 주야로 달아나는지……. 이 뜻을 아는 사람이 몇몇이나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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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주관식 15문제(2020 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가) 그 뒤로도 어머니는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긍정과 부정 사이를 오가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축축하고 어두운 공간 속에서 내 몸은 자꾸 자라났다. 주위에선 쉴 새 없이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를 귀가 아닌 온몸으로 들었다. 그러고 지하 벙커에서 모스 부호 해독에 열중하는 병사처럼 내 주위를 감싸는 그 ‘떨림’의 실체를 파악하려 애썼다. 그리고 그 암호는 다음과 같았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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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 짓는 늙은이(황순원)-주관식 15문제(2020 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이년! 이 백번 쥑에두 쌀 년! 앓는 남편두 남편이디만, 어린 자식을 놔두구 그래 도망을 가? 것두 아들놈 같은 조수 놈하구서……. 그래 지금 한창 나이란 말이디? 그렇다구 이년, 내가 아무리 늙구 병들었기루서니 거랑질이야 할 줄 아니? 이녀언! 하는데, 옆에 누웠던 어린 아들이, 아바지, 아바지이! 하였으나 송 영감은 꿈속에서 자기 품에 안은 아들이, 아바지, 아바지이! 하고 부르는 것으로 알며, 오냐 데건 네 에미가 아니다! 하고 꼭 품에 껴안는 것을, 옆에 누운 어린 아들이 그냥 울먹울먹한 목소리로 아버지를 불러, 잠꼬대에서 송 영감을 깨워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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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새에 관한 명상(김원일)-주관식15문제(2020 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죽음을 거부하면서도 삶답지 못한 생존의 늪을 허우적거릴 때, 이 도시의 생활 환경이 왜 자연을 파손시키느냐의 또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동진강 하구의 삼각주 개펄에서 새 떼를 만난 것이다. 실의의 낙향 생활로 술만 죽여 내던 내 깜깜한 생활 안으로 나그네새의 울음소리가 화톳불처럼 살아나기 시작했다. 새가 내 머릿속으로 자유자재 날아다녔다. 수백 마리로 떼를 이루어 의식의 공간을 무한대로 휘저었다. 새 중에서도 동진강 하구에서 자취를 감춘 도요새였다. 나는 도요새를 찾아 헤매었다. 그중 중부리도요를 발견하기 위해 휴일에는 정배 형과 함께, 그 외의 날은 나 혼자서 동남만 일대의 습지와 못과 개펄을 싸돌았다. 그러나 봄은 짧았고 곧 초여름으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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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산성(김훈)-주관식 15문제(2020 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이조 판서 최명길이 헛기침으로 목청을 쓸어내렸다. 최명길의 어조는 차분했다. “전하, 적의 문서는 비록 무도하나 신들을 성 밖으로 청하고 있으니 아마도 화친할 뜻이 있을 것이옵니다. 적병이 성을 멀리서 둘러싸고 서둘러 취하려 하지 않음도 화친의 뜻일 것으로 헤아리옵니다. 글을 닦아서 응답할 일은 아니로되 신들을 성 밖으로 내보내 말길을 트게 하소서.” 예조 판서 김상헌이 손바닥으로 마루를 내리쳤다. 김상헌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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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에 휘엿노라(인평 대군)-문제 모음 7제(1차) 바람에 휘엿노라 굽은 솔 웃지 마라 춘풍(春風)에 피온 꽃이 매양에 고아시라 풍표표(風飄飄) 설분분(雪紛紛)할 제 네야 나를 부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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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진 앞에서(이승하)-주관식 18문제 식사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교인을 향한 인류의 죄에서 눈 돌린 죄악을 향한 인류의 금세기 죄악을 향한 인류의 호의호식을 향한 인간의 증오심을 향한 우리들을 향한 나를 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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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귀를 탐치 말고(임제)-문제 모음 6제(1차) 부귀(富貴)를 탐(貪)치 말고 빈천(貧賤)을 사양(辭讓) 마라 부귀빈천(富貴貧賤)이 절로 절로 도ᄂᆞ이 부귀(富貴)는 위기(危機)라 탐(貪)하다가 신명(身命)을 못ᄂᆞ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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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틈(김기택)-문제 모음 7제(1차) 튼튼한 것 속에서 틈은 태어난다 서로 힘차게 껴안고 굳은 철근과 시멘트 속에도 숨쉬고 돌아다닐 길은 있었던 것이다 길고 가는 한 줄 선 속에 빛을 우겨넣고 버팅겨 허리를 펴는 틈 미세하게 벌어진 그 선의 폭을 수십 년의 시간, 분, 초로 나누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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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화나무(유치환)-문제 모음 6제(1차) 겨우 소한(小寒)을 넘어 선 뜰에 내려 매화나무 가지 아래 서서 보니 치운 공중에 가만히 뻗고 있는 그 가녀린 가지마다에 어느새 어린 꽃봉들이 수없이 생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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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김수영)-주관식 18문제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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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아 꽃은 피지 못했다(이용악)-문제 모음 7제(1차) 하얀 박꽃이 오들막*을 덮고 당콩* 너울은 하늘로 하늘로 기어올라도 고향아 여름이 안타깝다 무너진 돌담 돌 우에 앉았다 섰다 성가스런 하로해가 먼 영에 숨고 소리 없이 생각을 드디는 어둠의 발자취 나는 은혜롭지 못한 밤을 또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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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죽화(정습명)-문제 모음 8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6602) 세상에서 모두들 모란꽃 붉은 것만 좋아하여 온 뜰 가득히 심고 가꾸네. 누가 거친 이 초야(草野)에 좋은 꽃 있는 줄 알기나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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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시가에 나타나는 임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한 기다림의 양상(꿈에_이명한, 금루사_민우룡, 벽사창, 님이 오마하거늘)-8문제(2023 EBS 수완 1부 기출, 변형) 고전 시가에서 부재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들을 살펴보면 주로 임을 연모하며 간절한 기다림의 자세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이들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이별 후에 만나지 못한 임을 기다리며 임이 돌아오기를 바라는데, 꿈이라는 매개를 통해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임과 잠시라도 소통하려고 하는 갈망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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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랑한 밤길(공선옥)-내신 기출 12문제(2015 신사고 문학) 그는 집에 있었다. 집 안에서는 음악 소리가 났고 그리고 그는 여전히 나를 집에 들이지 않았다. 나는 내가 가지고 간 것들을 남자에게 내밀었다. 위태롭게 반짝거리던 몇 낱의 별들은 어느 사이 다시 두꺼운 구름 너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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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선비의 꿈(성현)-문제 모음 7제(1차) 옛날에 유생 세 사람이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데, 한 사람은 거울이 땅에 떨어지는 꿈을, 한 사람은 애부(艾夫)*가 문 위에 걸린 꿈을, 또 한 사람은 바람에 꽃이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세 사람이 해몽하는 사람 집으로 갔는데, 해몽하는 사람은 집에 없고 그의 아들만 있었다. 세 사람이 아들에게 꿈을 물으니 해몽하기를, “세 가지 모두 불길한 것들이니, 소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조금 이따가 해몽하는 사람이 와서 그 아들을 꾸짖고 시를 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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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미상)-문제 모음 8제(1차) 바람도 쉬여 넘는 고개, 구름이라도 쉬여 넘는 고개. 산진이 수진이 해동청 보라매도 다 쉬여 넘는 고봉 장성령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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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도 둔덕골(유치환)-문제 모음 8제(1차) 거제도 둔덕골은 팔대(八代)로 내려 나의 부조(父祖)의 살으신 곳 적은 골 안 다가솟은 산방(山芳)산 비탈 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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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음 속의 밀림(김기택)-문제 모음 7제(1차) 겨울 아침, 유리창 가득 반짝이는 성에를 본다. 유리창에 만발한 하얀 식물, 꽃과 잎과 줄기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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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별요(작자 미상)-문제 모음 6제(1차) 님아 님아 우리 님아 이제 가면 언제 올지 병풍에 그린 닭이 꼭교 울면 다시 올래 옹솥에 삶은 밤이 싹이 나면 다시 올래 고목나무 새싹 돋아 꽃이 피면 다시 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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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 건너간 노래(이육사)-문제 모음 8제(1차) (I410-113-24-02-088016626) 섣달에도 보름께 달 밝은 밤 앞내강 쨍쨍 얼어 조이던 밤에 내가 부른 노래는 강 건너 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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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씨 표류기(이해준)-14문제(내신용. 67~102장면) 짜장면을 들고 배달원 앞까지 걸어오는 남자. 짜장면을 내려놓는다. 배달원에게 ‘뭐라 뭐라’ 하는 남자. 그러고는 돌아서 가 버린다. 황당한 배달원. 어쩔 수 없이 짜장면을 도로 철가방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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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 위에 우뚝 선 소나무(작자 미상)-문제 모음 7제(1차) 이 작품은 임을 그리워하며 슬퍼하는 화자가 자신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형상화한 사설시조이다. 화자는 소나무와 버들의 흔들거리는 모습과 임이 그리워 우는 자신의 모습에서 동질성을 발견하며 이별의 슬픔을 확인하면서도 자신의 외양을 우스운 모습으로 표현함으로써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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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음의 시조(나이 미평한 뜻을, 갈 께난 청산이라더니, 동풍이 건듯 부러, 청춘 소년들아, 세월이 여류하니)-8문제(202104, 고3 기출, 변형) 늙음은 시조에 등장하는 보편적인 화제 중 하나이다. 나이를 먹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없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이를 화제로 삼는 시조들에서 화자는 늙음으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존감을 상실하거나 서글퍼하는 태도를 보여 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늙음을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거나 삶을 즐기며 늙음에 대한 서글픔을 잊고자 하는 화자가 작품에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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