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틈(김기택)-문제 모음 7제(1차) 튼튼한 것 속에서 틈은 태어난다 서로 힘차게 껴안고 굳은 철근과 시멘트 속에도 숨쉬고 돌아다닐 길은 있었던 것이다 길고 가는 한 줄 선 속에 빛을 우겨넣고 버팅겨 허리를 펴는 틈 미세하게 벌어진 그 선의 폭을 수십 년의 시간, 분, 초로 나누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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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화나무(유치환)-문제 모음 6제(1차) 겨우 소한(小寒)을 넘어 선 뜰에 내려 매화나무 가지 아래 서서 보니 치운 공중에 가만히 뻗고 있는 그 가녀린 가지마다에 어느새 어린 꽃봉들이 수없이 생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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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접목(황순원)-문제 모음 8제(1차) 종호는 준학이를 군용 침대 한끝에 앉힌 후, “너 정말 어디 아픈 데 있는 거지?” 하고 물었다. 준학이는 창백하고 동글납작한 얼굴을 반쯤 모로 숙인 채, “아뇨.” 하고는 저고리 앞섶만 만지작거렸다. “갑자기 배가 아프다든가 그렇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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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정기(조위)-문제 모음 24제(1차) 내가 의주로 귀양 간 이듬해 여름이었다. 세 든 집이 낮고 좁아서 덥고 답답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채소밭에서 좀 높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을 골라 서까래 몇 개로 정자를 얽고 띠로 지붕을 덮어 놓으니, 대여섯 사람은 앉을 만했다. 옆집과 나란히 붙어서 몇 자도 떨어지지 않았다. 채소밭이라고 해야 폭이 겨우 여덟 발인데 단지 해바라기 수십 포기가 푸른 줄기에 부드러운 잎을 훈풍에 나부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걸 보고 이름을 규정(葵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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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체개현(조지훈)-문제 모음 23제(1차) 실눈을 뜨고 벽에 기대인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짧은 여름밤은 촛불 한 자루도 못다 녹인 채 사라지기 때문에 섬돌 우에 문득 석류꽃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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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경운전(이기발)-문제 모음 24제(1차) 무심자(無心子)*는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해진 베옷을 입고 여윈 말을 타고 노복도 없이 혼자 전주성 서쪽을 따라 얼음 고개*를 오르고 있었다. 그때는 봄이고 삼월 상순이라 복사꽃과 자두꽃이 온 성안에 가득 피어 있었다. 저 멀리 어떤 장부 한 사람이 보였다. 대지팡이를 등에 지고 허름하고 짤막한 베옷을 입은 그는 마음껏 노래하며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 살쩍과 머리칼이 눈처럼 희었다. 그의 노래를 들어 보니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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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산성(김훈. 최명길과 김상현의 다툼)-21문제(내신 기출, 미래엔 독서 기출) 이조 판서 최명길이 헛기침으로 목청을 쓸어내렸다. 최명길의 어조는 차분했다. “전하, 적의 문서가 비록 무도하나 신들을 성 밖으로 청하고 있으니 아마도 화친할 뜻이 있을 것이옵니다. 적병이 성을 멀리서 둘러싸고 서둘러 취하려 하지 않음도 화친의 뜻일 것으로 헤아리옵니다. 글을 닦아서 응답할 일은 아니로되 신들을 성 밖으로 내보내 말길을 트게 하소서.” 예조 판서 김상헌이 손바닥으로 마루를 내리쳤다. 김상헌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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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평역(임철우)-27문제(2015 창비 문학)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별로 복잡한 내용이랄 것도 없는 장부를 마저 꼼꼼히 확인해 보고 나서야 늙은 역장은 돋보기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놓고 일어선다. <중략> 지금 대합실에 남아 있는 사람은 모두 다섯이다. 한가운데 톱밥 난로가 놓여 있고 그 주위로 세 사람이 달라붙어 있다. 난로는 양철통 두 개를 맞붙여서 세워 놓은 듯한 꼬락서니로, 그나마 녹이 잔뜩 슬어 있어서 그간 겨울을 몇 차례나 맞고 보냈는지 어림잡기조차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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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22문제(내신, 모의고사 기출, 변형)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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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는 왜 짖는가(송기숙)-문제 모음 23제(1차) [앞부분 줄거리] 한때 특종을 여러 개 터뜨릴 만큼 유능한 기자였던 박영하는 최근 들어 어쩐지 사회 현실에 흥미를 잃어 취재도 기사 쓰기도 시큰둥하다. 변두리 동네로 이사 온 박 기자는 동네일에 사사건건 간섭을 해 대는 동네 어르신들을 보고 그들과 엮이지 않으려 피해 다닌다. 그러던 차에 동네 어르신들이 박 기자를 불러 동네의 한 불효자의 악행을 신문에 내 줄 것을 부탁하고, 이야기 중 당사자가 나와 어르신들과 말다툼이 일어난다. “젊은 순경, 봤지요? 저렇게 자기 허물을 뉘우칠 줄 모르고 큰소리만 치고 있으니 개가 짖지 않고 배기겠소? 정부에서도 충효(忠孝) 어쩌고 했으면, 저런 작자들부터 묶어 가야 할 게 아니요? 그리고 박 기자, 어떻소. 이런 사람을 신문에 안 내면 뭣을 신문에 낸단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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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강화(선우휘)-문제 모음 23제(1차) [앞부분 줄거리] 6·25 전쟁 중 낙오된 국군 ‘양’과 인민군 소년 ‘장’은 우연히 산속에서 마주치게 된다. 이후 서로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동굴 안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둘은 총 묶음을 기대고 어깨와 어깨를 비볐다. 레이숀*의 모닥불은 거의 꺼져 가고 있는데 동굴 밖 설경은 어스름 달밤 속에 고요히 잠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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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일(채만식)-문제 모음 30제(1차) 영주는 풀 죽은 대답을 한다. “그럼 저 양복이라두 잽혀 오구려.” “그것마저 잽히구 어떡헐랴구 그러우?” “그리 긴하게 양복을 입구 출입을 헐 일은 무엇 있나?” 영주는 그래도 느긋한 희망을 지니고 있었다. 남편이 몇 군데 이력서를 보내 두었으니 그런 데서 갑자기 오라는 기별이 올지도 모르는 터에 양복을 잡혀 버리면 일껏 된 취직도 낭패가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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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눈 온다(황인숙)-문제 모음 11제(1차)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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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눈 오는 밤(황인숙)-객관식 30문제(내신, 모의고사 기출 모음) (I410-ECN-0102-2023-000-001623541) 길 건너 숲속, 봄눈 맞는 나무들, 마른풀들이 가볍게 눈을 떠받쳐 들어 발치가 하얗다. 나무들은 눈을 감고 있을 것이다. 너의 예쁜 감은 눈. 너, 아니? 네 감은 눈이 얼마나 예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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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이성부)-문제 모음 24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4033)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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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녁에(김광섭)-40문제(1차. 서술형 포함) [I410-113-24-02-088609443]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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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느티나무가(신경림)-문제 모음 11제(1차)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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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퀴벌레는 진화중(김기택)-문제 모음 18제(1차) 믿을 수 없다. 저것들도 먼지와 수분으로 된 사람 같은 생물이란 것을.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시멘트와 살충제 속에서만 살면서도 저렇게 비대해질 수 있단 말인가. 살덩이를 녹이는 살충제를 어떻게 가는 혈관으로 흘려보내며 딱딱하고 거친 시멘트를 똥으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입을 벌릴 수밖엔 없다, 쇳덩이의 근육에서나 보이는 저 고감도의 민첩성과 기동력 앞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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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안합니다(장영희)-문제 모음 24제(1차) 오랜 유학 생활 덕분에 나는 그나마 ‘고맙다.’는 말은 꽤 자주 하는 편이다. 조교나 학생들이 심부름을 해 주거나 시중을 들어주면 곧잘 ‘고마워’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에 비해 ‘미안해.’라는 말은 여간 어렵지 않다. 분명히 내게 잘못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미안해.’라는 말을 하려면 목소리가 기어들거나 가능하면 슬쩍 얼버무려 버린다. 마음속으로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아서가 결코 아니다. 너무나 미안하다고 생각할 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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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이론-27문제(3차) 우리는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다양한 세계를 체험하고 이해한다. 예컨대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이 어떤 사회에서 살고 있고, 그 속에서 어떤 행위를 하며, 왜 그런 행위를 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와 인간상을 체험하게 된다. 문학을 통해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새로운 세계를 체험함으로써 인간과 세계를 보는 시야가 확대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인식 능력이 그만큼 확장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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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정(이광수)-문제 모음 24제(2차) 사랑하느냐 하는 말에 영채는 가슴이 뜨끔하였다. 과연 자기가 형식을 사랑하였는가 ― 알 수가 없다. 자기는 다만 형식이란 사람은 ㉠자기가 찾아야 할 사람, 섬겨야 할 사람으로 알았을 뿐이요 칠팔 연래로 일찍 형식을 사랑하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다만 어서 형식을 찾고 싶다, 어서 만나면 자기의 소원을 이루겠다, 만나면 기쁘겠다 하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영채는 멀거니 여학생을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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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식한 놈(이익섭)-26문제(내신 대비용) 안도현의 시에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부터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지목하여 읽어 보라며 어떤 분이 이 시인의 시집을 제게 선물했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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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소유(법정)-42문제(내신 기출과 대비)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이름 있는 난초 두 분(盆)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었다. 3년 전 거처를 지금의 다래헌(茶來軒)으로 옮겨 왔을 때 어떤 스님이 우리 방으로 보내 준 것이다. 혼자 사는 거처라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는 나하고 그 애들뿐이었다. 그 애들을 위해 관계 서적을 구해다 읽었고, 그 애들의 건강을 위해 하이포넥스인가 하는 비료를 구해 오기도 했었다. 여름철이면 서늘한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겨 주어야 했고, 겨울에는 그 애들을 위해 실내 온도를 높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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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소유(법정)-문제 모음 22제(1차) “나는 가난한 탁발승(托鉢僧)이오. 내가 가진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요포(腰布) 여섯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評判) 이것뿐이요.”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 2차 원탁회의(圓卓會議)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도중 마르세이유 세관원에게 소지품을 펼쳐 보이면서 한 말이다. K. 크리팔라니가 엮은 간디 어록(語錄)을 읽다가 이 구절을 보고 나는 몹시 부끄러웠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의 내 분수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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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첫 번째가 나를(김혜수)-문제 모음 9제(1차) 모든 첫 번째가 나를 끌고 다니네 아침에 버스에서 들은 첫 번째 노래가 하루를 끌고 다니네 나는 첫 노래의 마술에서 풀려나지 못하네 태엽에 감긴 자동인형처럼 첫 노래를 흥얼거리며 밥을 먹다가 거리를 걷다가 흥정을 하다가 거스름돈을 받다가 아침에 들은 첫 번째 노래를 흥얼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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