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외길(천양희)-문제 모음 14제(1차) 가마우지새는 벼랑에서만 살고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삽니다. 유리새는 고여 있는 물은 먹지 않고 무소새는 둥지를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새들은 날아오릅니다. 새들은 고소 공포증도 폐쇄 공포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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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된 일기(이승우)-문제 모음 12제(1차) 어느 여름날 나는 얼음과자를 사 먹기 위해 아버지의 지갑에서 천 원짜리 한 장을 훔쳤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눈치채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다. 천 원짜리가 한 장만 있었다면 몰라도 다섯 장이나 있었다. 다섯 장 가운데 한 장 없어진 걸 어떻게 안단 말인가. 아버지가 그렇게 꼼꼼한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돈을 빼내고, 얼음과자를 사기 위해 달려가고, 마침내 그 달콤하고 차가운 얼음과자를 입에 넣고 빨 때까지 나의 범죄가 들통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 단단한 확신의 원천은 욕망이었다. 달콤하고 시원한 얼음과자를 입에 넣고 빨아먹고 싶은 너무 큰 욕망이 염려와 불안을 잠재웠다. 그러나 얼음과자의 부피가 줄어들고 숨어 있던 막대가 드러나면서 염려와 불안은 서서히 깨어났다. 그렇게 단단하던 확신은 어느 순간 얼음과자 녹듯 녹아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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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요를 시청하다(고재종)-문제 모음 8제(1차) [I410-113-24-02-088610455] 초록으로 쓸어 놓은 마당을 낳은 고요는 새암가에 뭉실뭉실 수국송이로 부푼다 날아갈 것 같은 감나무를 누르고 앉은 동박새가 딱 한 번 울어서 넓히는 고요의 면적, 감잎들은 유정무정을 죄다 토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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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백석)-문제 모음 19제(1차) 동해여, 오늘밤은 이렇게 무더워 나는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거리를 거닙네.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거리를 거닐면 어데서 닉닉한 비릿한 짠물 내음새 풍겨 오는데, 동해여 아마 이것은 그대의 바윗등에 모래장변에 날미역이 한불 널린 탓인가 본데 미역 널린 곳엔 방게가 어성기는가, 도요가 씨양 씨양 우는가, 안마을 처녀가 누구를 기다리고 섰는가, 또 나와 같이 이 밤이 무더워서 소주에 취한 사람이 기웃들이 누웠는가. 분명히 이것은 날미역의 내음새인데 오늘 낮 물기가 쳐서 물가에 미역이 많이 떠들어 온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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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상사(성현)-문제 모음 17제(1차) 그립고 그리워도 볼 수가 없어 마음은 바람에 나부끼는 종이 연 같아라 돗자리라면 말아 두고 돌이라면 굴러 낼 수 있으련만 이 마음의 응어리 어느 때나 고칠까 그리운 사람은 멀리 하늘 모퉁이에 있는데 구름 뜬 하늘 아래 늘어진 푸른 버들 아득한 시름은 끝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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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 내고자(작자 미상)-문제 모음 18제(2차) 창(窓)을 내고쟈 창(窓)을 내고쟈 이 내 가슴에 창(窓)을 내고쟈. 고모장지 셰살장지 들장지 열장지 암돌져귀 수돌져귀 배목걸새 크나큰 쟝도리로 뚝닥 바가 이 내 가슴에 창(窓) 내고쟈 잇다감 하 답답할 제면 여다져 볼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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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박완서)-문제 모음 25제(2차) [앞부분 줄거리] 1·4 후퇴의 북적이던 피란길에서 수지는 먹을 것을 빼앗기기 싫어 동생 오목의 손을 일부러 놓아 버린 채 혼자 가족에게로 돌아오고, 가족을 잃은 오목은 서울의 한 고아원에서 성장한다. 전쟁 중 부모를 모두 잃은 수지와 오빠 수철은 부모의 유산으로 유복한 생활을 하는데, 고아원에서 자란 오목은 입시 학원의 급사로 취직하여 그곳을 거처 삼아 지내다가 설 연휴가 되자 혼자 남게 된다. 고아로 자랐으면서도 그렇게 홀로 있어 보긴 처음이어서 목이는 그 무서움증을 이겨 보려고 이렇게 자신에게 이야기를 걸었다. 그러면 사면의 벽이 즉각 같은 물음으로 그녀를 조소했다.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그 악랄한 조소에 그녀는 위축되고 마침내 흔적도 없이 소멸해 버릴 것 같았다. 외부를 향해 굳게 셔터가 내려진 7층 건물 속의 정적과 공허는 그녀가 홀로 감당하기엔 너무도 거대한 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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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 구름 푸른 내는(김천택)-문제 모음 10제(1차) [I410-111-24-02-088582818] 흰 구름 푸른 내는 골골이 잠겻는듸 추풍(秋風)에 물든 단풍(丹楓) 봄곳도곤 더 죠해라 천공(天公)이 날을 위하야 뫼 빗츨 꿈여 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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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산호 2(김관식)-문제 모음 19제(2차) 오늘, 북창을 열어, 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 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 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 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 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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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승(함세덕)-문제 모음 21제(3차) (2024학년도 수능특강 기출, 변형 위주) [앞부분 줄거리] 깊은 산중의 절에 사는 동자승인 도념은 어린 시절 떠나간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간절히 그녀를 기다린다. 도념은 죽은 자식을 위해 불공을 드리러 오는 미망인에게 마음이 끌리고 미망인 또한 도념에게 정을 느끼며 양자로 삼고자 한다. 도념은 미망인의 목도리를 예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데리러 올 어머니를 위해 토끼를 잡아 목도리를 만든다. 하지만 주지가 이 토끼 목도리를 발견하게 되고 도념의 살생에 대해 크게 분노한다. 정심을 따라 미망인, 원내로 들어간다. 도념: (홀연히) 스님, 전 세상에 가서 살구 싶어요. 주지: 닥듸려. 무얼 잘했다구 또 그런 소릴 하구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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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김기택)-문제 모음 7제(1차) 할머니들이 아파트 앞에 모여 햇볕을 쪼이고 있다. 굵은 주름 잔주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햇볕을 채워넣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뼈와 관절들 다 녹도록 온몸을 노곤노곤하게 지지고 있다. 마른버짐 사이로 아지랑이 피어오를 것 같고 잘만 하면 한순간 뽀얀 젖살도 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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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윤동주)-문제 모음 20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7114)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 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 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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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죽는 사람(조해일)-문제 모음 12제(1차) [앞부분의 내용] 단역 전문 배우인 ‘그’는 일요일에도 촬영장에 나가 주인공인 신장균에 맞서는 악역 고독성의 졸개 역할을 맡아 촬영의 마지막 장면을 기다린다. 그리하여 마지막 대회전, 오늘의 주인공인 신장균과 고독성의 최후의 결판을 위해 장소가 어느 이름을 알 수 없는 왕릉으로 옮겨졌을 때 가을 햇빛은 이미 서서히 기울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미 기진맥진해 있었다. 어느 임금의 능인지는 알 수 없으되 그 거대한 규모의 무덤 앞에는 그 임금의 생전의 위용을 말해주는 번듯하고 널따란 잔디밭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 잔디밭은 이제 한여름의 푸름을 잃고 시들어져 누른빛을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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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문헌(이태준)-문제 모음 9제(1차) 자연은 왜 존재해 있나? 모른다. 그것은 영원한 신비다. 자연은 왜 아름다운가? 모른다. 그것도 영원한 불가사의다. 자연은 왜 말이 없는가? 그것도 모른다. 그것도 영원한 그의 침묵, 그의 성격이다. 우리는 자연의 모든 것을 모른다. 우리는 영원히 그의 신원도, 이력도 캐어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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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친(신사임당)-문제 모음 18제(1차) 천리 길 고향은 첩첩 산 너머라 가고픈 마음에 밤마다 꿈속에 찾아가네. 한송정 가에는 하늘과 물속에 달이 걸려 있고 경포대 앞에는 한 줄기 바람 불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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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문 앞에서(유하)-문제 모음 25제(1차) 이제 어디를 가나 아리바바의 참깨 주문 없이도 저절로 열리는 ⓒ자동문 세상이다. 언제나 문 앞에 서기만 하면 어디선가 전자 감응 장치의 음흉한 혀끝이 날름날름 우리의 몸을 핥는다 순간 스르르 문이 열리고 스스르 우리들은 들어간다. 스르르 열리고 스르르 들어가고 스르르 열리고 스르르 나오고 그때마다 우리의 손은 조금씩 퇴화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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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젠하워에게 보내는 멧돼지(윤흥길)-문제 모음 13제(1차) [앞부분 줄거리] 국민학교 2학년생인 ‘나’는 걸구대(궐기대회)가 열릴 때마다 멧돼지를 서너 마리씩 미국 대통령이나 유엔 사무총장과 같은 외국 귀인들에게 보낸다는 것을 알고 의아해 한다. 어린 소견에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었다. 그런 식으로 마구 보내 주다가는 오래지 않아 나라 안의 멧돼지는 깡그리 씨가 마를 판이었다.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육고기가 부족한 가난뱅이 나라에서 서양 부자 나라의 지체 높은 양반들한테 뭣 때문에 툭하면 그 귀한 멧돼지들을 보낸단 말인가. 또 보낸다면 그 멀고 먼 나라까지 무슨 수로, 그리고 어떤 모양으로 그 짐승들을 보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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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방울전(미상)-문제 모음 18제(3차) [앞부분 줄거리] 전생에 부부였던 남해 용왕의 딸과 동해 용왕의 아들은 각각 금방울과 해룡으로 환생한다. 해룡은 피란 도중에 부모와 헤어져 장삼과 변 씨의 집에서 자라게 된다. 어느 추운 겨울날, 눈보라가 내리치는 밤에 변 씨는 소룡과 함께 따뜻한 방에서 자고 해룡에게는 방아질을 시켰다. 해룡은 어쩔 수 없이 밤새도록 방아를 찧었는데, 얇은 홑옷만 입은 아이가 어찌 추위를 견딜 수 있겠는가? 추위를 이기지 못해 잠깐 쉬려고 제 방에 들어가니, 눈보라가 방 안에까지 들이치고 덮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해룡이 몸을 잔뜩 웅크리고 엎드려 있는데, 갑자기 방 안이 대낮처럼 밝아지고 여름처럼 더워져 온몸에 땀이 났다. 놀라고 또 이상해 바로 일어나 밖을 자세히 살펴보니, 아직 날이 밝지 않았는데 하얀 눈이 뜰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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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탑과 잔돌(문태준)-문제 모음 12제(1차) “사람답게 살아라.”라는 말은 소설가 김정한이 평생을 두고 자주 한 말이다. 나는 그의 문장 가운데 다음의 구절을 좋아한다. “어딜 가도 산이 있고 들이 있고 그리고 인간이 살았다. 인간이 사는 곳에는 으레 나뭇가리가 있고 그 곁에는 코흘리개들이 놀곤 하였다. 조국이란 것이 점점 가슴에 느껴졌다.” 이 명료한 문장을 읽고 있으면 사람이 떼를 이루어 사는 세상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만 같다. 그것도 느리고 큰 자연과 더불어. 사람의 생활이라는 것도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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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물 눈금(손택수)-문제 모음 11제(1차) 밥물 눈금을 찾지 못해 질거나 된 밥을 먹는 날들이 있더니 이제는 그도 좀 익숙해져서 손마디나 손등, 손가락 주름을 눈금으로 쓸 줄도 알게 되었다 촘촘한 손등 주름 따라 밥맛을 조금씩 달리해본다 손등 중앙까지 올라온 수위를 중지의 마디를 따라 오르내리다보면 물꼬를 트기도 하고 막기도 하면서 논에 물을 보러 가던 할아버지 생각도 나고, 저녁때가 되면 한 끼라도 아껴보자 친구 집에 마실을 가던 소년의 저녁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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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의 천정 1(이성선)-문제 모음 13제(1차) 밭둑에서 나는 바람과 놀고 할머니는 메밀밭에서 메밀을 꺾고 계셨습니다. 늦여름의 하늘빛이 메밀꽃 위에 빛나고 메밀꽃 사이사이로 할머니는 가끔 나와 바람의 장난을 살피시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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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늘한 이마(박용철)-문제 모음 12제(1차) 큰 어둠 가운데 홀로 밝은 불 켜고 앉아 있으면 모두 빼앗기는 듯한 외로움 한 포기 산꽃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한 위로이랴 모두 빼앗기는 듯 눈덮개 고이 나리면 환한 온몸은 새파란 불 붙어 있는 인광(燐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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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동새(김소월)-문제 모음 20제(2차)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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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부 부부상(박재삼)-문제 모음 23제(1차) 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라. 금이 문제리,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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