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겨울나무를 보며(박재삼)-문제 모음 13제(1차) 스물 안팎 때는 먼 수풀이 온통 산발을 하고 어지럽게 흔들어 갈피를 못 잡는 그리움에 살았다. 숨가쁜 나무여 사랑이여. 이제 마흔 가까운 손등이 앙상한 때는 나무들도 전부 겨울 나무 그것이 되어 잎사귀들을 떨어내고 부끄럼 없이 시원하게 벗을 것을 벗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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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꾼 오물음(미상)-문제 모음 10제(1차) 서울에 오씨(吳氏) 성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는 옛이야기를 잘하기로 유명하여 두루 재상가의 집에 드나들었다. 그는 식성이 오이와 나물을 즐겼다.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오물음이라 불렀다. 대개 ‘물음’이란 익힌 나물을 이름이요, 오씨와 오이가 음이 비슷한 때문이었다. 한 종실(宗室)*이 연로하고, 네 아들이 있었다. 물건을 사고팔기로 큰 부자가 되었지만 천성이 인색하여 추호도 남 주기를 싫어할 뿐 아니라 여러 아들에게조차 재산을 나누어 주지 않고 있었다. 더러 친한 벗이 권하면, “내게도 생각이 있노라.” 고 대답할 뿐 세월이 흘러도 차마 재산을 나누어 주지 못하였다. 하루는 그가 오물음을 불러 이야기를 시켰다. 오물음이 마음속에 한 꾀를 내어 옛이야기를 지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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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층층계(박목월)-문제 모음 12제(1차) 적산 가옥 구석에 짤막한 층층계…… 그 이 층에서 나는 밤이 깊도록 글을 쓴다. 써도 써도 가랑잎처럼 쌓이는 공허감. 이것은 내일이면 지폐가 된다. 어느 것은 어린것의 공납금. 어느 것은 가난한 시량대. 어느 것은 늘 가벼운 나의 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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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생원(김삿갓)-문제 모음 8제(1차) 해 뜨자 원숭이가 언덕에 나타나고 고양이 지나가자 쥐가 다 죽네 황혼이 되자 모기가 처마에 이르고 밤 되자 벼룩이 자리에서 쏘아 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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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류(이가림)-문제 모음 16제(1차)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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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방전(임춘)-문제 모음 19제(3차) 공방(孔方)*의 자는 관지(貫之)*다. 그의 선조는 옛날에 수양산에 은거하여 동굴에서 살았는데, 일찍 세상으로 나왔지만 쓰이지 못했다. 비로소 황제(黃帝) 때에 조금씩 쓰였으나, 성질이 강경하여 세상일에 매우 단련되지 못했다. 황제가 관상을 보는 사람을 불러 그를 살피게 하니, 관상 보는 사람이 자세히 보고 천천히 말하기를 “산야(山野)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거칠어서 사용할 수 없지만, 만약 임금님의 쇠를 녹이는 용광로에서 갈고 닦으면 그 자질은 점점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임금이란 사람을 사용할 수 있는 그릇이 되도록 만드는 자리이니, 임금님께서 완고한 구리와 함께 버리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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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금(김춘수)-문제 모음 26제(1차) 1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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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새(김용택)-문제 모음 10제(1차) 저 산 저 새 돌아와 우네 어둡고 캄캄한 저 빈 산에 저 새 돌아와 우네 가세 우리 그리움 저 산에 갇혔네 저 어두운 들을 지나 저 어두운 강 건너 저 남산 꽃산에 우우우 꽃 피러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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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유치환)-문제 모음 12제(1차) 나는 학이로다 박모(薄暮)*의 수묵색 거리를 가량이면 슬픔은 멍인 양 목줄기에 맺히어 소리도 소리도 낼 수 없누나 저마다 저마다 마음속 적은 고향을 안고 창창한 담채화 속으로 흘러가건만 나는 향수할 ㉠가나안의 복된 길도 모르고 꿈 푸르른 솔바람 소리만 아득한 풍랑인 양 머리에 설레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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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법(강은교)-문제 모음 15제(1차)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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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의 반(정지용)-문제 모음 17제(1차) (I410-113-24-02-088004902)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 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올라 나래 떠는 금성(金星), 쪽빛 하늘에 흰 꽃을 달은 고산 식물,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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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세(조지훈)-문제 모음 18제(1차) (I410-113-24-02-088017883) 만년(萬年)을 싸늘한 바위를 안고도 뜨거운 가슴을 어찌하리야. ㉢어둠에 창백한 꽃송이마다 깨물어 피 터진 입을 맞추어 마지막 한 방울 피마저 불어 넣고 해 돋는 아침에 죽어 가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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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 이별(한용운)-문제 모음 16제(1차) (I410-113-24-02-088004680) 당신과 나와 이별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가령 우리가 좋을 대로 말하는 것과 같이, 거짓 이별이라 할지라도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거짓 이별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 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 아니 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시들어 가는 두 볼의 도화(桃花)가 무정한 봄바람에 몇 번이나 스쳐서 낙화가 될까요. ⓐ회색이 되어 가는 두 귀밑의 푸른 구름이, 쪼이는 가을볕에 얼마나 바래서 백설(白雪)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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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사용(작자 미상)-문제 모음 11제(1차) 엄마 엄마 울 엄마요 나를 낳아 키울 적에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골라 키워 놓고 ㉡북망산천 가시더니 오늘에도 소식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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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 주머니(작자 미상)-문제 모음 20제(1차) [I410-113-24-02-088185046] 그전 옛날에 이제 대갓집이어서 독선생을 앉히구 인제 공불 시켰어요. 지금 잘사는 집이서 선생님 모셔 놓구 과외 공불 시키는 것과 한가지야. 그전에 참 대가집이서 독선생을 앉혀 놓구 아들 공불 시키는데 이놈이 공불 않어. 허재며는 자기 아버지하구 그 이웃 노인네 하구 앉아서 옛날 이야기를 하는데, 이놈이 공불하면서도 이 얘기하는 것을 다 적는 거야. 적어선 하룻제녁에 한 마디 들으면 하날 적어서 요걸 종이에다 적어가 주곤 요놈에 걸 봉해 가주군 주머닐 하나 맨들어서 거기다가 처넣구, 처넣구 한 게 삼 년 동안을 그래다 보니깐 주머니 세 개가 꽉 찼어요. 그러니깐 자기 방 대들보에다 딱 달아 놨지. 요놈의 걸. 얘기 주머니를 보니깐 삼 년 동안을 저녁마다 한 개씩 집어 넣으니깐 얘기 주머니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간 거예요. 주머니가 세 개 찼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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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신의 꿈(미상)-문제 모음 24제(3차) [I410-113-24-02-088184343] 옛날 신라가 서울이었을 때 세규사(世逵寺) ― 지금의 흥교사(興敎寺) ― 의 장원(莊園)이 명주(溟洲) 날리군(捺李郡) ― 지리지(地理志)를 상고해 보면, 명주에는 날리군(捺李郡)이 없고 오직 날성군(捺珹郡)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본래 날생군(捏生郡)이니 지금의 영월(寧越)이다. 또 우수주(牛首州) 영현(領懸)에 날영군(捺靈郡)이 있는데 본래는 날이군(捺已郡)이요 지금의 강주(剛州)이다. 우수주는 지금의 춘주(春州)이니 여기에 말한 날리군은 어느 곳인지 알 수가 없다. ― 에 있었는데, 본사(本寺)에서 중 조신을 보내서 장원을 맡아 관리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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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신동엽)-문제 모음 20제(2차)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一生)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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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경당에서(최순우)-문제 모음 17제(1차) [I410-111-24-02-088583431] 연경당 넓은 대청에 걸터앉아 세상을 바라보면 마치 연보랏빛 필터를 낀 카메라의 눈처럼 세월이 턱없이 아름다워만 보인다. 이렇게 담담하고 청초하게 때를 활짝 벗은 우리 것의 아름다움 앞에 마주 서면, 아마 정말 마음이 통하는 좋은 친구를 만났을 때처럼 세상이 저절로 즐거워지는 까닭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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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영탑(현진건)-문제 모음 15제(1차) [앞부분의 줄거리] 화랑도를 숭상하는 ‘유종’과 당나라를 숭상하는 ‘금지’는 내심 서로 못마땅해 한다. 이런 가운데 ‘금지’는 아들 ‘금성’과 ‘유종’의 딸 ‘주만’과의 혼사를 진행하려 한다. 설령 금성이가 출중한 재주와 인물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유종은 이 혼인을 거절할밖에 없었으리라. 첫째로 금지는 당학파의 우두머리가 아니냐. 나라를 좀먹게 하는 그들의 소위만 생각해도 뼈가 저리거든 그런 가문에 애 딸을 들여보내다니 될 뻔이나 한 수작인가. 도대체 당학*이 무에 그리 좋은고. 그 나라의 바로 전 임금인 당 명황(唐明皇)만 하더라도 양귀비란 계집에게 미쳐서 정사를 다스리지 않은 탓에 필경 안녹산(安祿山)의 난을 빚어내어 오랑캐의 말굽 아래 그네들의 자랑하는 장안이 쑥밭을 이루고 천자란 빈이름뿐, 촉나라란 두메 속에 오륙 년을 갇히어 있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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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울 소리(이수익)-문제 모음 15제(1차) 청계천 7가 골동품 가게에서 나는 어느 황소 목에 걸렸던 방울을 하나 샀다. 그 영롱한 소리의 방울을 딸랑거리던 소는 이미 이승의 짐승이 아니지만, 나는 소를 몰고 여름 해 질 녘 하산하던 그날의 소년이 되어, ㉡배고픈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마을로 터덜터덜 걸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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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흥(허난설헌)-문제 모음 9제(1차) 나에게 아름다운 비단 한 필이 있어 먼지를 털어 내면 맑은 윤이 났었죠. 봉황새 한 쌍이 마주 보게 수놓여 있 반짝이는 그 무늬가 정말 눈부셨지요. 여러 해 장롱 속에 간직하다가 오늘 아침 임에게 정표로 드립니다. 임의 바지 짓는 거야 아깝지 않지만 다른 여인 치맛감으론 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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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타(이한직)-문제 모음 35제(1차) 눈을 감으면 어린 시절 선생님이 걸어 오신다. 회초리를 들고서 선생님은 낙타처럼 늙으셨다. 늦은 봄 햇살을 등에 지고 낙타는 항시 추억한다. ---옛날에 옛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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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산별곡(장복겸)-문제 모음 17제(1차) [I410-113-24-02-088186052] 청산(靑山)은 에워들고 녹수(綠水)는 돌아가고 석양이 걷을 때에 신월(新月)이 솟아난다 안전(眼前)에 일준주(一樽酒)* 가지고 시름 풀자 하노라. (제1수) 강산(江山)에 눈이 익고 세로(世路)에 낯이 서니 어디 뉘 문(門)에 이 허리 굽닐손고* 일준주 삼척금(三尺琴)* 가지고 백년 소일(消日)하리라. (제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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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석곡(구강)-문제 모음 10제(1차) 몰아라 어서 보자 총석정 어서 보자 총석정 좋단 말을 일찍이 들었거니 바람 불면 못 보려니 몰아라 어서 보자 벽해 위의 높은 집이 저것이 총석정인가 올라 보니 후면이라 전면으로 보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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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선화음가(작자 미상)-문제 모음 15제(1차) 아들 형제 진사 급제 가문도 혁혁하다 딸을 길러 출가하니 혼수범절 치행이야 다시 일러 어떠하리 춘하추동 사철 의복 너의 생전 유족하다 바느질에 침선(針線)채며 대마구종(大馬驅從) 춘득이요 전갈(傳喝)하님 영매로다* 남녀노비 갖았으니 전답인들 아니 주랴 대한불갈(大旱不渴)* 좋은 전답 삼백 석 받는 추수(秋收) 동도지(東賭地) 오천 냥은 요용소치(要用所致) 유여(有餘)하다 나의 신행(新行)* 올 때가 도리어 생각난다 저 건너 괴똥어미 시집살이 하던 말을 너도 들어 알거니와 대강 일러 경계하마 제일 처음 시집올 제 가산(家産)이 만금(萬金)이라 마당에 노적(露積)이요 너른 광에 금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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