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도요새에 관한 명상(김원일)-문제 모음 23제(2차) 지난여름, 한창 더위가 찔 무렵이었다. 비(B) 공단 성창 비료 서교 공장 노무과장이 어깨 벌어진 젊은이 셋을 거느리고 느닷없이 집으로 들이닥친 일이 있었다. 그날은 종옥이가 시장에 가고 없어 나 홀로 집을 지키던 참이었다. “김병국이란 작자가 누구요? 도대체 어떤 위인인지 상판이나 좀 봅시다.” 젊은이 하나가 주먹을 내두르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내 아들놈인데 당신네는 누, 누구요?” 기세에 눌려 내 목소리가 더욱 더듬거렸다. “당신 자식이라면 아직 마빡이 새파란 놈이겠군, 그 새끼 좀 봅시다.” 다른 젊은이가 윽박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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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땅(양귀자)-문제 모음 30제(1차) 〈앞부분의 줄거리〉강만성 노인은 원미동 토박이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땅값이 오르자 부동산 여주인 고흥댁의 땅을 팔라는 성화에 시달리고, 아내로부터도 자식들 사업 자금을 대기 위해 땅을 팔자는 얘기를 수없이 듣는다. 그러나 강 노인은 흔들리지 않고 늘 인분 거름을 주며 땅을 정성껏 가꾼다. 동네 사람들은 인분 냄새 때문에 괴로울뿐 아니라 동네 이미지도 안 졸아 땅값이 더 오르지 않는다며 강 노인의 밭을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결국 반상회를 열어 이 일을 의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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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랑의 후예(김동리)-19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어느 날은 서대문 밖의 숙부님을 면회하고 돌아오는 길 광화문통을 지나오려니까, “아, 이건 노상 해후로구랴!” 하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들어 보니, 연록색 인조견 조끼에 검은 유리 안경을 쓴 황 진사가 빨아 말린 두루마기를 왼쪽 팔에 걸고, 해묵은 누렁 맥고모는 뒤통수에 잦혀 쓰고, 그 벗겨진 앞이마를 햇살에 번쩍거리며 총독부 쪽에서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네, 일재 선생 오래간만이올시다.” 하고 내가 인사를 한즉, “댁에서들 모두 태평하시구, 완장 선생께도 소식 자주 듣고……. 아 이건 참 노상 해후로구랴!” 또 한 번 감탄하고 나더니, “이리 잠깐 오, 날 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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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손님과 어머니(주요섭)-문제 모음 13제(1차) 나는 그 아저씨가 어떠한 사람인지는 몰랐으나 첫날부터 내게는 퍽 고맙게 굴고 나도 그 아저씨가 꼭 마음에 들었어요. 어른들이 저희끼리 말하는 것을 들으니까 그 아저씨는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와 어렸을 적친구라고요. 어디 먼 데 가서 공부를 하다가 요새 돌아왔는데, 우리 동리 학교 교사로 오게 되었대요. 또 우리 큰외삼촌과도 동무인데, 이 동리에는 하숙도 별로 깨끗한 곳이 없고 해서 우리 사랑으로 와 계시게 되었다고요. 또 우리도 그 아저씨한테서 밥값을 받으면 살림에 보탬도 좀 되고 한다고요. 그 아저씨는 그림책들이 얼마든지 있어요. 내가 사랑방으로 나가면 그 아저씨는 나를 무릎에 앉히고 그림책들을 보여 줍니다. 또 가끔 과자도 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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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지(박경리)-13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안 울라꼬 하지마는 생각해 보시이소. 울 옴마가 살았이믄 저기 저 마리에서 지금도 바느질을 하고 있일 긴데 말입니다. 양주댁인가 그 쪽제비 겉은 서울내기, 지가 뭔데 사람을 괄시하겄십니까. 참말이지 객식구 아니냐 말입니다. 그런 주제에 울 옴마 방에 떡 뻗치고 앉아서 누구 일을 하고 있십니까? 참말이지 눈에 쌍심지가 돋아서 아무래도 못 살겄십니다. 지가 머 서울서 우떤 대가댁에 있었는지는 모르지마는, 흥 울 옴마 바느질 솜씨 따라올라 카믄, 신 벗어 놓은 데나 올기라고요? 얼런도 없지. 그뿐이겄십니까. 울 옴마가 있었이믄 갬히 마님 장롱을 열었겄십니까? 장롱 쇠때도 울 옴마가 딱 갈미하고 저승차사가 와도 안 내놨을 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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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꽃(선우 휘)-22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고 노인은 또 한 번 동굴을 올려다보았다. 저 동굴 안에서 아들이 죽었고 지금 또 손자가 저 속에서 죽음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자기도 또한 그것을 목격하며 위기의 순간에 서 있었다. 이 야릇한 숙명적인 불행의 부합, 다시 고 노인은 눈길을 선친의 산소에 돌렸다. 문득 이처럼 가혹한 숙명의 사슬에 엉키도록 자기는 조상의 뼈를 묻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변사 —— 전쟁 앞에는 과거의 어떠한 원리도 무색해지는 것일까. 혈통이 이어져 뻗어 가는 기준의 상실. 골수에 젖은 풍수 원리를 굳게 믿고 조상의 뼈다귀를 메고 다닌 지난날의 노력의 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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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정(이광수)-13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차가 남대문에 닿았다. 아직 다 어둡지는 아니하였으나 사방에 반작반작 전기등이 켜졌다. 전차 소리, 인력거 소리, 이 모든 소리를 합한 ‘도회의 소리’와 넓은 플랫폼에 울리는 나막신 소리가 합하여 지금까지 고요한 자연 속에 있던 사람의 귀에는 퍽 소요하게 들린다.‘도회의 소리!’ 그러나 그것이 문명의 소리다. 그 소리가 요란할수록에 그 나라가 잘된다. 수레바퀴 소리, 증기와 전기 기관 소리, 쇠마차 소리……. 이러한 모든 소리가 합하여서 비로소 찬란한 문명을 낳는다. 실로 현대의 문명은 소리의 문명이라. 서울도 아직 소리가 부족하다. 종로나 남대문통에 서서 서로 말소리가 아니 들리리만큼 문명의 소리가 요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불쌍하다. 서울 장안에 사는 삼십여 만 흰옷 입은 사람들은 이 소리의 뜻을 모른다. 또 이 소리와는 상관이 없다. 그네는 이 소리를 들을 줄을 알고, 듣고 기뻐할 줄을 알고, 마침내 제 손으로 이 소리를 내도록 되어야 한다. 저 플랫폼에 분주히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중에 몇 사람이나 이 분주한 뜻을 아는지, 왜 저 전등이 저렇게 많이 켜지며, 왜 저 전보 기계와 전화 기계가 저렇게 불분주야하고 때각거리며, 왜 저 흉물스러운 기차와 전차가 주야로 달아나는지……. 이 뜻을 아는 사람이 몇몇이나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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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소리(문순태)-20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앞부분의 줄거리] 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면서 농사를 짓던 주민들은 보상금을 받고 도시로 흩어진다. 성실한 농사꾼인 칠복 역시 광주로 떠나지만, 금세 도시 생활에 적응한 아내는 다른 남자와 달아나고 농사 이외의 다른 기술을 익히지 못한 칠복은 도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딸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칠복은 호수가 된 고향 근처에서 징을 두들겨 대고, 이 때문에 낚시꾼을 상대로 매운탕을 팔던 마을 사람들은 생계의 위협을 느껴 칠복을 내쫓으려 한다. “당장 오늘 밤에 떠나게!” / “오늘 밤에유?” 칠복이는 뒤룩거리는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얼굴로 강촌 영감과 친구들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매정헌 사람이라고 헐지 모르재만, 오늘 밤 우리덜 정을 싹둑 짝두질허는 수밖에 도리가 읎네.” 강촌 영감도 내심은 칼로 심장을 도려내는 것만큼이나 괴로웠다. 그는 말을 하면서 연신 ㉠담배를 삐억삐억 빨아 댔다. “괜시리 읎어진 고향 짝사랑허지 말어. 고향이고 여편네고 잊어뿔 건 냉큼 잊어뿌리야 살기가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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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도둑(김소진)-30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앞부분의 줄거리] 어느 날 ‘나’는 ‘나’의 자전거를 누군가 타고 다니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주인공이 동네 에어로빅 강사인 서미혜임을 알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나’와 그녀는 서로 친구처럼 지내게 되는데, ‘나’는 서미혜의 행동을 보면서 영화 <자전거 도둑>을 생각하게 되고, 그 영화는 기억하기 싫은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어느 날이었다. 아버지와 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그 정부미 자루를 날라 왔다. 그런데 집에 도착해 한숨을 돌린 뒤 자루를 풀고 물건을 정리해 보니 스무 병이 와야 할 진로 소주가 두 병이 모자란 채 열 여덟 병만 온 것이었다. / 아버지의 얼굴은 맞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금세 하얗게 질렸다. 왜냐하면 그 덜 온 두 병을 빼고 나면 나머지 것들을 몽땅 팔아 봤자 결국 본전치기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내 등을 떼밀어 물건을 받아 온 수도상회의 혹부리 영감한테 내려보냈다. 아버지는 말주변도 말주변이었지만 중풍 후유증 때문에 약간의 언어 장애가 있어 일부러 나를 보냈던 것이다. / “뭐 하러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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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이청준)-33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앞부분의 줄거리> 신문 기자인 ‘나’(남 기자)는 ‘승천(昇天)한 줄광대’에 관한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C읍으로 간다. 그곳에서 만난, 트럼펫을 불던 사내는 나에게 ‘허 노인’과 ‘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허 노인이 줄을 타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천장 포장을 걷어 젖히고 넓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허 노인은 흰옷에 조명을 받으며 줄을 건너는 것이었는데, 발을 움직이는 것 같지도 않게 그냥 흘러가듯 조용히 줄을 건너가는 노인의 모습은 유령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냥 땅 위에서 하품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상한 것은 그렇게 줄을 타는 허 노인이었지만 줄에서 내려오면 그의 온몸은 언제나 땀에 흠뻑 젖어 있곤 한 것이다. 그리고 단장은 그런 허 노인의 줄타기를 몹시도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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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어 낚시 통신(윤대녕)-18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내가 태어나던 1964년 7월 12일에 아버지는 울진 왕피천에서 은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여름이 되면 그는 왕피천과 호산 기곡천, 그리고 양양에 있는 남대천으로 계류낚시를 즐기러 가곤 했다. 그리하여 그날 칠월의 무더위 속에서 어머니는 땀을 뻘뻘 흘리며 혼자서 나를 낳아야 했다. / 그날따라 조황이 좋았던지 아버지는 바구니 가득 은어를 채우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강보에 싸인 나를 내려다보고 말했다. 이놈이 크면 함께 은어 낚시를 가야지. / 나는 그 소리에 잠이 깨 마구 울어 대기 시작했다. 나는 속성 재배하는 채마처럼 쑥쑥 자라 여름철이 되면 아버지를 따라 은어 낚시를 다니곤 했다. 은어들은, 강을 거슬러 오르던 중에 우리의 털바늘 낚시나 놀림낚시 채비에 걸려들었다. 우리는 은어가 산란을 하기 위해 하구로 내려오기 시작하는 9월 무렵까지 낚시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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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동네 김씨(이문구)-14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앞부분의 줄거리 천동면 놀미 마을의 김승두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논에 물이 마르자, 양수기를 빌려 와 이웃 부락으로 넘어가는 전깃줄에 전선을 잇고 천북면 저수지 물을 훔쳐 퍼 올린다. 몇 시간 후 마을 사람 유순봉과 장재원, 그리고 한전 직원인 중년 사내가 이를 문제 삼자 따지며 말다툼을 한다. 그날 오후 이들은 민방위 교육을 받기 위해 천동 국민학교에 모였는데 부면장이 마이크를 잡고 여러 가지 부탁을 하지만 연설 도중에 담배 피는 사람, 자리를 뜨는 사람이 있는 등 민방위 교육장은 어수선하다. “사실은 이 시간이 교육 시간입니다마는, 가만히 앉어서 자리 흐틀지 말구 담배들이나 피서유. 지 자신이 교육에 대비하여 학습해 둔 게 있는 것두 아니구 해서 베랑 헐 말두 웂습니다. 또 솔직히 말해서 지가 예서 뭬라구 떠들어 봤자 머릿속에 담구 기억허실 분두 웂을 줄로 알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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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를 위하여(황석영)-내신 대비 18문제(모의고사형) 뭔가 네게 유익하고 힘이 될 말을 써 보내고 싶다. 네가 입대해 떠나간 이제 와서 우울한 고양 실정이나 우리의 지난 잘잘못을 들어 여기에 열거해 놓자는 건 아니야. 아무 얘기도 못 해 주고 묵묵히 너를 전송했던 형의 답답한 마음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나는 우리가 지금쯤은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어떤 문제를 확실히 해 두고, 또한 장래를 굳게 믿기 위하여 내 연애 이야기를 빌기로 한다. 너는 십구 년 전에 내가 누구를 사랑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아마 놀랄 거다. 따져봐, 내 열한 살 때가 아니냐. 에이, 이건 오히려 형의 달착지근한 구라를 읽게 됐군, 하며 던져 버리지 말구 읽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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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난이대(하근찬)-문제 모음 18제(1차) “아부지, 그 고등어 이리 주이소.” 한다. 팔이 하나밖에 없는 몸으로 물건을 손에 든 채 소변을 볼 순 없는 것이다. 아버지가 볼일을 마칠 때까지 진수는 저만큼 떨어져 서서 지팡이를 한쪽 손에 모아 쥐고, 다른 손으로는 고등어를 들고 있었다. 볼일을 다 본 만도는 얼른 가서 아들의 손에서 고등어를 다시 받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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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데서 울다(공선옥)-문제 모음 15제(1차) 앞마당은 공개적이어서 비밀도 없고 그래서 오래 간직할 추억거리도 없다. 그러나 뒷마당은 그 얼마나 많은 얘기들을 키워 준 곳이던가. 뒷마당은 그녀 인생의 보물 창고였다. 집이란, 그런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육신이 몸담은 가장 정신적인 곳. 그걸 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뒷마당 없는 집, 우리 인생의 보물 창고가 되어 줄 공간이 없는 집은 집이 아니라 건물일 뿐이다. 그것은 집이라는 이름을 단 ‘상품’일 뿐이다. 한데, 지금은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고 여겼던 그 ‘집’이 거기 있었다. 정희는 그 집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그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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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러지는 빛(최명희)-문제 모음 12제(1차) 밤이 깊어지면, 시장 안의 가게들은 하나씩 문을 닫고, 길가에 리어카를 놓고 팔던 상인들은 제각기 과일이나 생선, 채소들을 끌고 다리 위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그 모양을 이만큼에 서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바라보면, 리어카마다 켜져 있는 카바이드 불빛이, 마치 난간에 무슨 꽃 등불을 달아 놓은 것처럼 요요하였다. 돈이 없어도 염려가 안 되는 곳. 그 사람들은 대부분 어머니를 알았다. 모르는 사람들도 곧 알게 되었다. 벽오동집 아주머니. 오동나무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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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풍(염상섭)-문제 모음 12제(1차) “그럼 어쩝니까? 모리*를 압니까? 글을 팔아 호구가 되겠습니까?” 사십이나 되어 보이는 주인은 기름때가 묻은 비행사 옷 같기도 하고 작업복 같은 것을 입고 고무신짝을 끌었다. 이때껏 부엌에서 빈대떡을 지지다가 내다보던 길에 알은 체를 한 모양이다. “빈대떡은 병문 친구 계급에서 해방이 되어 당신 같은 문화인 덕에 출세를 했으나 근대 조선의 신문화를 돼지비계에 지져 내서야 될 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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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기미 풍경(송기숙)-문제 모음 13제(1차) 멀리서 안타깝게 손만 흔들던 그 연락선이 드디어 몽기미에 닿았다. 몽기미 생기고 처음이었다. ⓐ연락선에 올라간 아이들은 모두 이층으로 우르르 올라가 난간을 붙잡고 먼 데 바다를 건너다보고 있었다. 멀리 까맣게만 보이던 섬들이 차츰 가까워지며 동네가 나타나고, 더 멀리 회색으로만 보이던 섬들도 차츰 가까워지며 포구 모습이 드러났다. “와, 기와집이다.” 연락선을 대는 포구에 말로만 듣던 까만 기와집도 있었고, 크고 작은 배들이 스무 남은 척이나 몰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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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접목(황순원)-문제 모음 8제(1차) 종호는 준학이를 군용 침대 한끝에 앉힌 후, “너 정말 어디 아픈 데 있는 거지?” 하고 물었다. 준학이는 창백하고 동글납작한 얼굴을 반쯤 모로 숙인 채, “아뇨.” 하고는 저고리 앞섶만 만지작거렸다. “갑자기 배가 아프다든가 그렇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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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정(이광수)-문제 모음 24제(2차) 사랑하느냐 하는 말에 영채는 가슴이 뜨끔하였다. 과연 자기가 형식을 사랑하였는가 ― 알 수가 없다. 자기는 다만 형식이란 사람은 ㉠자기가 찾아야 할 사람, 섬겨야 할 사람으로 알았을 뿐이요 칠팔 연래로 일찍 형식을 사랑하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다만 어서 형식을 찾고 싶다, 어서 만나면 자기의 소원을 이루겠다, 만나면 기쁘겠다 하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영채는 멀거니 여학생을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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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제(송기숙)-문제 모음 15제(1차) <앞부분 줄거리> 한몰 영감 내외는 6・25 때 의용군으로 나간 아들이 북쪽에 살아 있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산업화에 의한 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기 전 지낸 마지막 당제가 끝나고 한몰 영감은 혼자 남아 도깨비들에게 아들의 안전을 지켜 달라고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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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인의 후예(황순원)-문제 모음 19제(1차) “아바진 또 요새 왜 그러우?” / “글쎄 말이다.” “오마니가 좀 말을 해요.” / 어머니가 놀라는 눈을 이리 돌렸다. “요새 아바지가 박 선생한테 너무해요. 디나간 일두 생각해야디 나빠요. 이제 토디 개혁인가 뭔가 된다구해서 그럴 수가 있이요? 오마니가 좀 말을 해요. 오마닌 왜 아바지한테 말 한마디 못 하구 삽네까?” 오작녀 아버지 도섭 영감은 이십여 년 동안이나 훈네 토지를 관리해 온 마름이었다. 그동안 웬만한 지주 못지않게 잘살아 왔다. 그것이 요즈음 토지 개혁이란 걸 앞두고는 모든 행동에 있어서 달라진 것이었다. 그게 오작녀에게는 못마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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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땅(양귀자)-문제 모음 13제(1차) [앞부분의 줄거리] 도시 개발 열풍이 불어 땅값이 치솟고 있는 원미동 23통 일대에 사는 강만성 노인은 많은 밭을 일구며 살아간다. 강남 부동산을 운영하는 박 씨와 그의 마누라 고흥댁은 강 노인에게 동네의 발전을 위해 여름마다 똥 냄새 풍기는 밭을 팔라고 회유하지만, 강 노인은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강 노인은, 두엄 냄새라면 질색을 하면서 겨울이면 자신의 밭에 몰래 연탄재를 버리는 마을 사람들을 ‘서울 것들’이라고 욕하면서 못마땅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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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어인(최명익)-문제 모음 12제(1차) [앞부분의 줄거리] 폐병을 앓고 있는 현일은 길에서 함께 있는 옛 동료 교사 도영과 제자 병수를 만난다. 병수는 폐병을 앓고 있는 도영이 약으로 쓸 구렁이와 지렁이를 잡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도영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현일은 병수와 대화를 나눈다. “하루바삐 하면 뭘 합니까? 학생 생활도 세월 보내는 한 수단일는지도 모르니까 요행 있는 학비니 할 수만 있으면 오래 학창 생활을 해 보렵니다.” “음……” “학생 생활에만 애착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 나서기가 무서워서 그러죠.” “그것이 요새 젊은이들의 생각인가? 혹시 자네만이 그런가?” “글쎄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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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 느린 시간(최일남)-문제 모음 15제(1차) “우리가 다시 만난 지 얼마나 되지?” “글쎄.” “기십 년이 좋이 될 걸세.” “그리 길어? 이따금 상면하지 않았나. 노상에서 스치기도 하고.” “그게 한동네에서 함께 살게 된 것과 같은가. 앞으로는 줄곧 이웃으로 지낼 건데.”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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