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효풍(염상섭)-문제 모음 12제(1차) “그럼 어쩝니까? 모리*를 압니까? 글을 팔아 호구가 되겠습니까?” 사십이나 되어 보이는 주인은 기름때가 묻은 비행사 옷 같기도 하고 작업복 같은 것을 입고 고무신짝을 끌었다. 이때껏 부엌에서 빈대떡을 지지다가 내다보던 길에 알은 체를 한 모양이다. “빈대떡은 병문 친구 계급에서 해방이 되어 당신 같은 문화인 덕에 출세를 했으나 근대 조선의 신문화를 돼지비계에 지져 내서야 될 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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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어인(최명익)-문제 모음 12제(1차) [앞부분의 줄거리] 폐병을 앓고 있는 현일은 길에서 함께 있는 옛 동료 교사 도영과 제자 병수를 만난다. 병수는 폐병을 앓고 있는 도영이 약으로 쓸 구렁이와 지렁이를 잡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도영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현일은 병수와 대화를 나눈다. “하루바삐 하면 뭘 합니까? 학생 생활도 세월 보내는 한 수단일는지도 모르니까 요행 있는 학비니 할 수만 있으면 오래 학창 생활을 해 보렵니다.” “음……” “학생 생활에만 애착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 나서기가 무서워서 그러죠.” “그것이 요새 젊은이들의 생각인가? 혹시 자네만이 그런가?” “글쎄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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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조세희)-문제 모음 12제(1차) 나는 아주 단순한 세상을 그렸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보다도 단순했다. 달에 가서 천문대 일을 보겠다는 것이 아버지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었다면 아버지는 오십 억 광년 저쪽에 있다는 머리카락좌의 성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쌍한 아버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갔다. 몸은 화장터에서 반 줌의 재로 분해되고, 영호와 나는 물가에 서서 어머니가 뿌려 넣는 재를 보며 울었다. 난장이 아버지가 무기물로 없어져 버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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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망, 멀고도 고적한 곳(황석영)-문제 모음 11제(1차) 청년이 넙죽 절을 했다. 당황한 노인이 끄응, 하면서 상반신을 일으켰다. 노인은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 넘기며 고개를 드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뉘시던가? 저는…… 감나무집…… 하며 그가 사이를 떼는데, 노인이 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 아랫배에서 무슨 덩어리가 끓어올라 온몸을 훑고 터져 나오는 듯한 기침 속에서 노인이 간신히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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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윤흥길)-문제 모음 12제(1차) 호랑이 사건 이후부터 윤봉이에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연설 흉내만이 아니라 군가를 부르는 데도 그 특이한 재주를 발휘하여 잠깐 사이에 우리 마을의 명물로 등장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마을 어디를 가나 윤봉이의 인기가 대단한 것에 가족들인 우리까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주 내놓은 바보로 이제까지 거들떠도 안 보던 사람들이 우리 윤봉이를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마을 정자마당에 들르는 것이었고 길을 가다가도 꼭꼭 불러 세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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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습 환자(최인호)-문제 모음 13제(1차) 일 층, 이 층, 삼 층, 사 층, 모든 병동은 밤에도 환히 눈을 뜨고 있었다. 간호원들은 병실과 병실 사이를 부산스레 헤매고 있었고, 간혹 의사들은 ‘비상’을 알리는 주번 하사 같은 기민한 동작으로 층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균을 잡아먹는 백혈구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의 무표정하고 뻣뻣한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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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질 청년(김원우)-문제 모음 12제(1차)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어려 있는 것을 보고 나는 단숨에 염색 공장을 찾아온 사연을 쏟아 놓기 시작했다. “경집이 형이 차 사고를 냈어요. 피해자 쪽에서 5주 진단을 끊어 와서 을러대고 있어요. 타협 볼라고 하는데 미적거리다가 구속으로 떨어질까 봐 걱정들 하고 있어요. 셋째 형이 판사로 있는 동창생을 만나 손을 써보겠다는데 어째 불안해요. 아버지에게는 그냥 제가 알리러 왔어요. 너무 걱정은 마세요. 잘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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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너머 남촌(이문구)-문제 모음 12제(1차) 권중만이는 벌써 오륙 년째나 동네를 드나드는 밭떼기 전문의 채소 장수였다. 동네에서 채소를 돈거리로 갈기 시작한 것도 권을 보고 한 일이었다. 권의 발걸음이 그치지 않는 한 안팎 삼 동네의 채소는 사철 시장이 보장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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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김주영)-문제 모음 12제(1차) 적어도 그 다락 속에는 어머니의 은밀한 움직임에 명분을줄 만한 물건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곧 그것을 발견했고 해답도 얻어 낼 수 있었다. 그것은 무심코 지독*의 뚜껑을 열어 봤을 때였다. 지독의 뚜껑을 열어제치는 순간, 나는 굳어 버린 듯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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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랑한 밤길(공선옥)-문제 모음 15제(1차) 아욱국과 된장 종지와 고추 세 개가 동그마니 놓인 저녁 밥상이다. 수저를 들려다가 문득 토마토밭 쪽에 뭔가 새뜩한 게 어른거린다. 나는 다시 질퍽한 마당으로 급하게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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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을 헨다(계용묵)-문제 모음 15제(1차) 진고개 너머 어떤 일본 집에 수속 없이 제집처럼 들어 있는 사람이 있는데, 정식 수속을 밟아 내쫓고 들어가게 해준다고 부디 오늘 오정 안으로 만나자는 친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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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인(최인훈)-문제 모음 16제(1차) 생활의 어려움을 겪던 독고준은 월남할 때 가져온 가방에서 한때 매형이었던 현호성의 당원증을 발견한다. 독고준은 이를 빌미로 공산당원이었던 과거를 숨긴 채 남한 자유당의 당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현호성과 거래를 하여 그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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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우 잘생긴 우산 하나(윤흥길)-문제 모음 16제(1차) 김달채 씨는 퇴근하기 무섭게 뽀르르 집으로 달려가던 묵은 습관을 버리고 밤늦도록 하릴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습관을 몸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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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득한 나날(김원우)-12문제(202111. 고2 기출, 변형) 그 두 번의 돌연한 ‘역사적인 밤’을 겪고 난 다음 그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어떤 모멸감을 느꼈다. 아니다. 말이 틀렸다. 자신의 생업에 대한 주저, 회의, 나아가서 모멸은 취재 현장에서마다 맞닥뜨리곤 했던 터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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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박완서)-16문제(202109, 고1 기출, 변형) 나는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어쩌면 이렇게 단 한 가지도 값나가는 게 없을까 놀라고 민망해 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을 비롯해서 가깝게 지내던 조카들은 그가 쓰던 걸 뭐든지 한 가지씩이라도 얻어 갖길 원했다. 다들 그렇게 아쉬운 처지가 아닌데도 그런다는 건 그 뜻이 소유나 쓸모에 있지 않고 아끼고 간직하려는 데 있으려니 싶어 나는 목이 메게 감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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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덕방(이태준)-문제 모음 15제(3차) 「복덕방」은 1930년대 서울의 한 복덕방을 중심으로 하여 세 노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업 실패로 인해 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며 사는 안 초시, 훈련원 참의를 지내고 복덕방을 차린 서 참의, 일본어 공부를 하며 대서업을 준비하는 박희완 영감이 등장한다. 이 작품은 이들 세 노인을 통해 일제 강점기에 급변하는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비애감을 그려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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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5년, 어느 이발소에서(이호철)-문제 모음 16제(1차) 이 글은 5․ 16 이후 한국 사회를 지배해 온 권력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 주는 작품으로 사람들이 두 청년의 외양에서 권력의 냄새를 맡고 자진해서 그에 굴복하는 양상을 담담하면서도 예리하게 형상화해 내고 있다. 위압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는 청년들을 이발소 안 사람들이 힘 있는 존재로 생각하고 스스로 위축되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실 그들은 일개 시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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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제(송기숙)-문제 모음 15제(1차) <앞부분 줄거리> 한몰 영감 내외는 6・25 때 의용군으로 나간 아들이 북쪽에 살아 있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산업화에 의한 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기 전 지낸 마지막 당제가 끝나고 한몰 영감은 혼자 남아 도깨비들에게 아들의 안전을 지켜 달라고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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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순사(채만식)-문제 모음 16제(1차) 이 작품은 혼란스러웠던 해방 전후의 사회 현실 속에서 도덕적 관념이 부족한 인물들을 비판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부정적 인물이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모습을 제시한 뒤 그의 실상을 드러내는 방법을 통해 인물의 허위와 위선을 고발하고 있다. 또한 해방 이후 친일 잔재를 청산하지 못해서 나타나게 된 비극적 역사의 반복을, 당대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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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묘지 근처(윤흥길)-문제 모음 16제(1차) 이 작품은 「소라단 가는 길」이라는 작품집에 실린 11편의 연작 소설 중 하나이다. 이 연작 소설은 환갑을 목전에 둔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저마다 겪은 한국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를 돌아가며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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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이와 늑대(한승원)-문제 모음 15제 이 작품은 농약 중독으로 가족을 잃은 소년의 시선과 감성을 통해 농촌 가족의 비극을 전달함으로써, 근대 산업화가 초래한 환경 파괴의 극단적 비극을 형상화하고 있는 소설이다.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충격적으로 환기하면서 근대 산업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생태 문학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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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현대 소설) 사하촌(김정한)-21문제(모의고사 1차) 이 작품은 대표적인 일제하 농민소설의 하나이다. 특히 카프 해체 이후 지주와 소작 관계의 대립을 다룬 작품이 농민소설에서 거의 사라지게 된 다음에 발표된 작품이라 문학사적 의의가 더욱 크다. 1930년대 초반의 농민소설에서 볼 수 있는 긍정적 주인공의 형상화나 낙관적 전망은 제시되어 있지 않으나, 강도 높은 노동과 척박한 삶의 조건 속에서도 여유와 낙천적인 세계관을 잃지 않는 농민들을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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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지(김정한)-문제 모음 13제(1차) 술이 알맞게 되었을 때, 청년 신사는 노래를 중지시키고, 예의 청산유수식 구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농촌 경제가 어떠니, 구태의연한 영농방법을 버리고 근대화를 해야 되느니,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들의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느니, 또 도시에 주택단지 공업단지가 서듯이 농촌에는 식량단지, 채소단지, 심지어 돼지단지까지 있어야 하느니 등, 그야말로 먼 앞날을 내다보는 유익한 얘기들이 꼬리를 물 듯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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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로 간 코미디언(김연수)-문제 모음 13제(1차) 편지에 따르면, 2001년 9월 11일 텔레비전으로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광경을 목격한 뒤, 그녀는 오래전 미국에서 실종된 아버지의 행적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그녀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알이 두꺼운 안경을 쓰고 가족들에게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아침이면 숙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얼음물에 담가 둔 물수건을 얼굴에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다. 아직 어렸던 그녀를 바라볼 때면 검정색 뿔테 안경 너머의 두 눈동자가 연민으로 젖어 드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는 감정이 없는 짐승처럼 일없이 주르르 눈물을 흘리는 때가 더 많았다. 그녀로서는 아버지의 눈물을 단 한 방울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안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77년 이리역 폭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역 근처 삼남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대기실에 있다가 크게 다친 뒤부터였다. 그때, 극장 지붕이 모두 날아간 삼남극장에는 하춘화도 있었고, 이주일도 있었다고 아버지는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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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젠하워에게 보내는 멧돼지(윤흥길)-문제 모음 13제(1차) [앞부분 줄거리] 국민학교 2학년생인 ‘나’는 걸구대(궐기대회)가 열릴 때마다 멧돼지를 서너 마리씩 미국 대통령이나 유엔 사무총장과 같은 외국 귀인들에게 보낸다는 것을 알고 의아해 한다. 어린 소견에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었다. 그런 식으로 마구 보내 주다가는 오래지 않아 나라 안의 멧돼지는 깡그리 씨가 마를 판이었다.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육고기가 부족한 가난뱅이 나라에서 서양 부자 나라의 지체 높은 양반들한테 뭣 때문에 툭하면 그 귀한 멧돼지들을 보낸단 말인가. 또 보낸다면 그 멀고 먼 나라까지 무슨 수로, 그리고 어떤 모양으로 그 짐승들을 보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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