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보다 큰 아홉(이문구)-내신 기출 20문제(2015 중등 국어 미래엔)
동양에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열보다 아홉을 더 사랑했습니다. <중략> 우리 조상들이 열보다 아홉을 더 사랑한 것은 무슨 까닭이었을까요. 간단히 말해서 모든 일에 완벽함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었을까요? 다시 말하면, 이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우리의 선조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익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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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보다 큰 아홉(이문구)-내신 기출 28문제(2015 중등 국어 미래엔)
오늘은 아홉과 열이라는 수가 지니고 있는 뜻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잘 아시다시피 열은 십·백·천·만·억 등의 십진급수(十進級數)에서 제일 먼저 꽉 찬 수입니다. 그러므로 이 열에 얼마를 더 보태거나 빼거나 한다면 그것은 이미 열이 아닌 다른 수가 됩니다. 무엇을 하기에 그 이상 좋을 수가 없이 알맞은 때에 ‘십상 좋다.’라고 말하는 십상도, 열 십(十) 자와 이룰 성(成) 자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만큼 열이란 수는 이미 이룰 것을 이룩한 완전한 수이며, 성공을 한 수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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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금(하근찬. 이영재)-내신 기출 19문제(2015 중등 국어 천재 노)
들쭉날쭉한 나이만큼이나 발육 상태나 체구가 크게 차이가 나는 아이들로 진풍경인 교실. 목발을 책상 옆으로 뉜 소아마비 아동도 몇몇 눈에 들어온다.[중략] 이번에는 뒷문이 열리며 동생 홍구를 등에 업은 홍연이 고개를 푹 수그린 채 얼른 인사하고 숨듯이 자기 자리로 가 앉는다. 왁자하게 웃어 대는 아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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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삐딴 리(전광용)-내신 기출 30문제(2015 중등 국어 3-2 천재 박영목)
1945년 팔월 하순. 아직 해방의 감격이 온 누리를 뒤덮어 소용돌이칠 때였다. 말복도 지난 날씨언만 여전히 무더웠다. 이인국 박사는 이 며칠 동안 불안과 초조에 휘몰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무엇인가 닥쳐올 사태를 오돌오돌 떨면서 대기하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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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삐딴 리(전광용)-내신 기출 24문제(2015 중등 국어 3-2 천재 박영목)
차가 브라운 씨의 관사 앞에 닿았다. 성조기(星條旗)를 보면서 이인국 박사는 그날의 적기와 돌려 온 시계를 생각했다. 응접실에 안내된 이인국 박사는 주인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방 안을 둘러보았다. 대사관으로는 여러 번 찾아갔지만 집으로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 년 전 딸이 미국으로 갈 때부터 신세 진 사람이다.
딱지(이준관)-내신 기출 33문제(2015 중등 국어)
나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 칠칠치 못한 나는 걸핏하면 넘어져 무릎에 딱지를 달고 다녔다. 그 흉물 같은 딱지가 보기 싫어 손톱으로 득득 긁어 떼어 내려고 하면 아버지는 그때마다 말씀하셨다. 딱지를 떼어 내지 말아라. 그래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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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나방(헤르만 헤세)-내신 기출 21문제(2015 중등 국어)
모처럼 나를 방문한 친구 하인리히 모어가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서재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해는 저물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가파른 언덕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마침, 내 어린 아들이 밤 인사를 하고 나가자 우리는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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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나방(헤르만 헤세)-내신 기출 28문제(2015 중등 국어)
모처럼 나를 방문한 친구 하인리히 모어가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서재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해는 저물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가파른 언덕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마침, 내 어린 아들이 밤 인사를 하고 나가자 우리는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어릴 때 좋아하던 취미들이 다시 생생하게 되살아나더군. 그래서 한 일 년 전부터 나는 나비 수집을 새로 시작했다네. 한번 보겠나?”
하늘은 맑건만(현덕)-내신 기출 30문제(2015 중등 국어)
조금 후 문기는 아랫방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책상 서랍을 열어 보았을 때 문기는 또 좀 놀랐다. 서랍 속에 깊숙이 간직해 둔 쌍안경이 보이질 않는다. 그것뿐이 아니다. 서랍 안이 뒤죽박죽이고 누가 손을 댔음이 분명하다. ‘인제 얼마 안 있으면 작은 아버지가 회사에서 돌아오시겠지. 그리고 필시 일은 나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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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건만(현덕)-내신 기출 29문제(2015 중등 국어)
중문 안 안반 뒤에 숨겨 둔 공이 간 데가 없다. 팔을 넣어 아무리 더듬어도 빈탕이다. 문기는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였다. ‘혹 동네 아이들이 집어 갔을까?’ 도리어 그랬으면 다행이다. 만일에 그 공이 숙모 손에 들어가기나 했으면 큰일이다. 문기는 아무 일 없는 태도로 전일과 다름없이 안마당에서 화초분에 물을 준다. 그러면서 연해 숙모의 눈치를 살핀다. 숙모는 부엌에서 저녁을 짓는다. 마루로 부엌으로 오르고 내릴 때 얼굴이 마주치는 것이다. 문기는 자기를 보는 숙모 눈에 별다른 것이 없다 싶었다. 문기는 차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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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밤은 눈부시다(박경화)-29문제(2015 미래엔 국어)
해가 저물면 도시는 화려한 불빛을 갈아입고 다시 태어난다. 도심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화려한 불빛을 비추는 고층 빌딩과 오색찬란한 네온사인, 촘촘히 서 있는 가로등과 자동차 전조등까지, 도시의 밤은 빛의 잔치가 펼쳐진다.
수난이대(하근찬)-26문제(2015 중등 국어 지학사)
지금으로부터 십이삼 년 옛날의 이야기인 것이다. 북해도 탄광으로 갈 것이라는 사람도 있었고, 틀림없이 남양 군도로 간다는 사람도 있었다. 더러는 만주로 가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만도는 북해도가 아니면 남양 군도일 것이고, 거기도 아니면 만주겠지,
기억 속의 들꽃(윤흥길)-28문제(2015 중등 국어 천재_노)
심할 때마다 명선이는 나를 끌고 허리가 끊어진 만경강 다리로 놀러 가곤 했다.계집애답지 않게 배짱도 여간이 아니어서, 그 애는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위험천만한 곡예를 부서진 다리 위에서 예사로 벌여 우리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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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들꽃(윤흥길)-24문제(2015 중등 국어 천재_노)
한 떼거리의 피란민(避亂民)들이 머물다 떠난 자리에 소녀는 마치 처치하기 곤란한 짐짝처럼 되똑하니 남겨져 있었다. 정갈한 청소부가 어쩌다가 실수로 흘린 쓰레기 같기도 했다. 하얀 수염에 붉은 털옷을 입고 주로 굴뚝으로 드나든다는 서양의 어느 뚱뚱보 할아버지가 간밤에 도둑처럼 살그머니 남기고 간 선물 같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