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이범선)-29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가자!” 철호는 멈칫 섰다. 낮에는 이렇게까지 멀리 들리는 줄 미처 몰랐던 어머니의 그 소리가 골목 어귀에까지 들려왔다. “가자!” 그러나 언제까지 그렇게 골목에 서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철호는 다시 발을 옮겨 놓았다. 정말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그건 다리가 저려서만이 아니었다. “가자!” 철호가 그의 집 쪽으로 걸음을 옮겨 놓을 때마다 그만치 그 소리는 더 크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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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성석제)-문제 모음 21제(2차)
(I410-113-24-02-088017178) 황만근이 없어졌다. 새벽에 혼자 경운기를 타고 집을 나간 황만근은 늘 들일을 나가면 돌아오는 시각인 저물녘에 돌아오지 않았다. 술을 마시고 취하더라도 열두 시가 될락 말락 한 한밤이면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평생 단 하루 외박한 뒤 돌아왔던 그 시각, 횃대의 닭이 울음을 그치는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마을 회관 앞, 황만근이 직접 심어 놓은 등나무 덩굴 아래, 직접 짠 평상에 사람들이 모였다. 먼저 이장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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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수수밭(천양희)-해설
(202403, 고3. 2018 수특 기출) 이 시는 마음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화자가 산을 올려다보고, 산을 오르면서 자신의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정화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시의 도입 부분에서 화자의 마음은 수수밭을 지나듯, 어두컴컴한 저녁을 지나듯 암울하고 복잡하다. 그러던 화자가 등짝을 때리는 바람에 밀려 골짜기를 지나면서 산을 발견한다. 올려다보는 산은 하늘과 맞닿아 푸르기만 하다. 그리고 어두컴컴한 자신과 다른, 그 푸른 것들이 이제 화자의 어깨를 치면서 부추긴다. 막막함과 혼돈을 넘어 이제 화자는 제정신이 들면서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되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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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를 위하여(황석영)-23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에또, 학기두 바뀌구 했으니까…… 오늘은 자습 후에 반장 선출을 해 보는 것두 학습이 될 거다. 상급생이 됐으니까 그만한 자치 능력도 생겼을 줄 믿는다. 그런데 석환이 말고 누가 의장 노릇을 했으면 좋을까…… 누가 좋겠니?” 메뚜기가 묻자 앞의 꼬마들이 요란하게 떠들어 댔다. “이영래요. 걔가 잘해요.” 메뚜기가 영래를 불러내어 “반장과 함께 조용히 자습을 시킨 뒤에, 자치 회의를 해라.” 이르고 훌쩍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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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서(이강백)-기출 26문제(2015 중등 국어)
측량 기사, 퇴장한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면서 비가 쏟아진다. 형과 아우, 비를 맞으며 벽을 지킨다. 긴장한 모습으로 경계하면서 벽 앞을 오고 간다. 그러다 차츰차츰 걸음이 느려지더니, 벽을 사이에 두고 멈추어 선다.
병신과 머저리(이청준)-23문제(EBS 현대 소설 독해의 원리 대비)
상처를 입은 노루는 설원에 피를 뿌리며 도망쳤다. 사냥꾼과 몰이꾼은 눈 위에 방울방울 번진 핏자국을 따라 노루를 쫓았다. 핏자국을 따라가면 어디엔가 노루가 피를 쏟고 쓰러져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나>는 흰 눈을 선연하게 물들이고 있는 핏빛에 가슴을 섬뜩거리며 마지못해 일행을 쫓고 있었다. 총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은 후회가 가슴에서 끝없이 피어올랐다. <나>는 차라리 노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기 전에 산을 내려가 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망설이기만 할 뿐 가슴을 두근거리며 해가 저물 때까지도 일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핏자국은 끝나지 않았고, <나>는 어스름이 내릴 때에야 비로소 일행에서 떨어져 집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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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설(이규보)-기출 27문제(2015 중등 국어 천재 박영목)
행랑채가 퇴락하여 지탱할 수 없게끔 된 것이 세 칸이었다. 나는 마지못하여 이를 모두 수리하였다. 그런데 그중의 두 칸은 비가 샌 지 오래되었으나,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다가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고, 나머지 한 칸은 처음 비가 샐 때 서둘러 기와를 갈았던 것이다. 이번에 수리하려고 보니 비가 샌 지 오래된 것은 그 서까래, 추녀, 기둥, 들보가 모두 썩어서 못 쓰게 된 까닭으로 수리비가 엄청나게 들었고, 한 번밖에 비가 새 지 않았던 한 칸의 재목들은 온전하여 다시 쓸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비용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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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타작(타맥행. 정약용)-문제 모음 19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3501) 새로 걸러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큰 사발에 보리밥의 높기가 한 자로세. 밥을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검게 탄 두 어깨 햇빛 받아 번쩍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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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운전(작자 미상)-문제 모음 25제(3차)
승상 나업은 딸 하나가 있었다. 재예(才藝)가 당대에 빼어났다. 아이는 이 말을 듣고 헌 옷으로 갈아입고 거울 고치는 장사라 속여 승상 집 앞에 가서 “거울 고치시오!”라 외쳤다. 소저는 이 말을 듣고 ⓐ거울을 꺼내 유모에게 주어 보냈다. 소저는 유모 뒤를 따라 바깥문 안쪽까지 나가 문틈으로 엿보았다. 장사가 소저의 얼굴을 언뜻 보고 반해, 손에 쥐었던 거울을 일부러 떨어뜨려 깨뜨렸다. 유모가 놀라 화내며 때리자 장사가 울며 말했다.
제망매가(월명사)-문제 모음 29제(5차)
[I410-113-24-02-088184843] 생사(生死) 길은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 나는 간다는 말도 못다 이르고 어찌 갑니까.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잎처럼 한 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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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주사 터널링 현미경(STM)-36문제(201809, 고3 기출. 2020 EBS 독서 독해의 원리 대비)
주사 터널링 현미경(STM)에서는 끝이 첨예한 금속 탐침과 도체 또는 반도체 시료 표면 간에 적당한 전압을 걸어 주고 둘 간의 거리를 좁히게 된다. 탐침과 시료의 거리가 매우 가까우면 양자 역학적 터널링 효과에 의해 둘이 접촉하지 않아도 전류가 흐른다. 이때 탐침과 시료 표면 간의 거리가 원자 단위 크기에서 변하더라도 전류의 크기는 민감하게 달라진다. 이 점을 이용하면 시료 표면의 높낮이를 원자 단위에서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전류가 흐를 수 없는 시료의 표면 상태는 STM을 이용하여 관찰할 수 없다. 이렇게 민감한 STM도 진공 기술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널리 사용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