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는 진화중(김기택)-문제 모음 18제(1차)
믿을 수 없다. 저것들도 먼지와 수분으로 된 사람 같은 생물이란 것을.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시멘트와 살충제 속에서만 살면서도 저렇게 비대해질 수 있단 말인가. 살덩이를 녹이는 살충제를 어떻게 가는 혈관으로 흘려보내며 딱딱하고 거친 시멘트를 똥으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입을 벌릴 수밖엔 없다, 쇳덩이의 근육에서나 보이는 저 고감도의 민첩성과 기동력 앞에서는.
숲으로 된 성벽(기형도)-문제 모음 15제(1차)
저녁 노을이 지면 신들의 상점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 농부들은 작은 당나귀들과 함께 성 안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성벽은 울창한 숲으로 된 것이어서 누구나 사원을 통과하는 구름 혹은 조용한 공기들이 되지 않으면 한걸음도 들어갈 수 없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 성
찜 1구매 405,000원
산이 날 에워싸고(박목월)-문제 모음 21제(1차)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광야(이육사)-문제 모음 20제(2차)
(I410-113-24-02-088016493)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에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서 길을 열었다.
가난한 사랑 노래-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신경림)-문제 모음 20제(1차)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찜 0구매 35,000원
겨울 바다(김남조)-문제 모음 19제(2차)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찜 0구매 45,000원
섬진강 1(김용택)-문제 모음 19제(1차)
이 작품은 섬진강을 제재로 하여 섬진강 강변 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진 질박한 공동체적 삶을 투명한 서정으로 노래하고 있다. 1~11행에서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섬진강의 모습과 강변에 어울려 있는 들꽃과 풀의 모습에 빗대 소박한 민중의 숨은 저력을 이야기한다.
찜 0구매 105,000원
산에 대하여(신경림)-문제 모음 22제(1차)
산이라 해서 다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다 험하고 가파른 것은 아니다 어떤 산은 크고 높은 산 아래 시시덕거리고 웃으며 나지막이 엎드려 있고 또 어떤 산은 험하고 가파른 산자락에서 슬그머니 빠져 동네까지 내려와 부러운 듯 사람 사는 꼴을 구경하고 섰다
찜 0구매 25,000원
십자가(윤동주)-문제 모음 20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6960)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찜 0구매 225,000원
금붕어(김기림)-문제 모음 19제(1차)
금붕어는 어항 밖 대기(大氣)를 오를래야 오를 수 없는 하늘이라 생각한다. 금붕어는 어느새 금빛 비눌을 입었다 빨간 꽃 잎파리 같은 꼬랑지를 폈다. 눈이 가락지처럼 삐여저 나왔다. 인젠 금붕어의 엄마도 화장한 따님을 몰라 볼 게다.
찜 0구매 75,000원
한거십팔곡(권호문)-문제 모음 20제(2차)
강호(江湖)애 노쟈 하니 성주(聖主)를 바리례고 성주(聖主)를 셤기쟈 하니 소락(所樂)애 어긔예라 호온자 기로(岐路)애 셔셔 갈 길 몰라 하노라
찜 0구매 155,000원
승무(조지훈)-문제 모음 20제(1차)
(I410-113-24-02-088017927)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찜 0구매 25,000원
향아(신동엽)-문제 모음 21(2차)
향아 너의 고운 얼굴 조석으로 우물가에 비최이던 오래지 않은 옛날로 가자 수수럭거리는 수수밭 사이 걸찍스런 웃음들 들려 나오며 호미와 바구니를 든 환한 얼굴 그림처럼 나타나던 석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