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반(정지용)-문제 모음 17제(1차)
(I410-113-24-02-088004902)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 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올라 나래 떠는 금성(金星), 쪽빛 하늘에 흰 꽃을 달은 고산 식물,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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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문 앞에서(유하)-문제 모음 25제(1차)
이제 어디를 가나 아리바바의 참깨 주문 없이도 저절로 열리는 ⓒ자동문 세상이다. 언제나 문 앞에 서기만 하면 어디선가 전자 감응 장치의 음흉한 혀끝이 날름날름 우리의 몸을 핥는다 순간 스르르 문이 열리고 스스르 우리들은 들어간다. 스르르 열리고 스르르 들어가고 스르르 열리고 스르르 나오고 그때마다 우리의 손은 조금씩 퇴화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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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김춘수)-문제 모음 23제(2차)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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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이육사)-문제 모음 24제(3차)
(I410-113-24-02-088016500)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행복(유치환)-문제 모음 22제(1차)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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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성부)-문제 모음 24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4033)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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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하종오)-문제 모음 23제(2차)
[I410-113-24-02-088611032] 국철 타고 앉아 가다가 문득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들려 살피니 아시안 젊은 남녀가 건너편에 앉아 있었다. 늦은 봄날 더운 공휴일 오후 나는 잔무 하러 사무실에 나가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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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의 꽃(나희덕)-문제 모음 19제(1차)
(2023학년도 수능완성, 수능 기출과 변형 문제 포함) 우리는 썩어 가는 참나무 떼, 벌목의 슬픔으로 서 있는 이 땅 패역의 골짜기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겨울을 난다 함께 썩어 갈수록 바람은 더 높은 곳에서 우리를 흔들고 이윽고 잠자던 홀씨들 일어나 우리 몸에 뚫렸던 상처마다 버섯이 피어난다
성탄제(오장환)-문제 모음 23제(1차)
[I410-111-24-02-088582989] 산 밑까지 내려온 어두운 숲에 몰이꾼의 날카로운 소리는 들려오고, 쫓기는 사슴이 눈 위에 흘린 따뜻한 핏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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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정지용)-문제 모음 24제(1차)
절정(絶頂)에 가까울수록 뻐꾹채꽃 키가 점점 소모(消耗)된다. 한 마루 오르면 허리가 슬어지고 다시 한 마루 우에서 모가지가 없고 나종에는 얼굴만 갸웃 내다본다. 화문(花紋)처럼 판(版)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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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록(윤동주)-문제 모음 28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7098)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시대 현실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느끼는 자기성찰과 고뇌를 자문자답의 형식으로 표현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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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한용운)-문제 모음 24제(2차)
(I410-113-24-02-088004779) ‘임’을 조국으로 해석한다면 이 시를 조국 광복에 대한 불굴의 의지와 신념을 노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임’이 갔다는 것은 국권 상실의 현실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러한 ‘임’을 보내지 아니하겠다는 것은 그러한 현실을 극복하겠다는 다짐으로 볼 수 있다. 작가가 독립 운동가로 활동했었다는 전기적 사실에 주목할 때 가능한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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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이수복)-25문제(2차. 서술형 포함)
[I410-113-24-02-088610544]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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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한용운)-문제 모음 24제(1차)
(I410-113-24-02-088004760) 이 시는 승려인 시인의 불교적 윤회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만남 뒤의 이별과 그 역(逆)을 동시에 성립시키는 사상, 즉 ‘임의 부재=임의 존재’ 라는 역설의 성립을 가능케 하는 시인의 사상은 보편적인 종교 사상으로서만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 당대 현실의 토대 위에 형성된 사상으로서 구체적 가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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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면함에 대하여(고재종)-문제 모음 22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238) 너 들어 보았니 저 동구 밖 느티나무의 푸르른 울음소리 날이면 날마다 삭풍 되게는 치고 우듬지 끝에 별 하나 매달지 못하던 / 지난겨울 온몸 상처투성이인 저 나무 제 상처마다에서 뽑아내던 / 푸르른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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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이가림)-문제 모음 16제(1차)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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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부부상(박재삼)-문제 모음 23제(1차)
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라. 금이 문제리,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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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윤동주)-문제 모음 23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7038)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고고(김종길)-문제 모음 22제(1차)
[I410-111-24-02-088583011] 북한산(北漢山)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다음 겨울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밤사이 눈이 내린, 그것도 백운대(白雲臺)나 인수봉(仁壽峰) 같은 높은 봉우리만이 옅은 화장을 하듯 가볍게 눈을 쓰고
장수산 1(정지용)-문제 모음 22제(2차)
[I410-111-24-02-088582792] 벌목정정(伐木丁丁)이랬거니 아람도리 큰 솔이 베혀짐 즉도 하이 골이 울어 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묏새도 울지 않어 깊은 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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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조지훈)-문제 모음 22제(1차)
(I410-113-24-02-088017990)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