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위한 서시(김춘수)-42문제(1차. 서술형 포함)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 드는 이 무명(無明)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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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수수밭(천양희)-문제 모음 25제(1차)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윗잎 몇 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 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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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체개현(조지훈)-문제 모음 23제(1차)
실눈을 뜨고 벽에 기대인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짧은 여름밤은 촛불 한 자루도 못다 녹인 채 사라지기 때문에 섬돌 우에 문득 석류꽃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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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가 담을 넘을 때(정끝별)-문제 모음 27제(2차)
[I410-113-24-02-088018095] (2024학년도 수능특강, 수능 기출과 변형 포함) 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 한번 못 마주친 애먼 뿌리와 잠시 살 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 혼연일체 믿어 주지 않았다면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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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김소월)-41문제(2차. 서술형 포함)
[I410-111-24-02-088582149]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 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점을 손에 새라 새롭은 탄식을 얻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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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고재종)-45문제(2차. 서술형 포함)
[I410-113-24-02-088610393] 날로 기우듬해 가는 마을 회관 옆 ⓑ청솔 한 그루 꼿꼿이 서 있다. 한때는 앰프 방송 하나로 집집의 새앙쥐까지 깨우던 회관 옆, 그 둥치의 터지고 갈라진 아픔으로 푸른 눈 더욱 못 감는다. 그 회관 들창 거덜 내는 댓바람 때마다 ㉣청솔은 또 한바탕 노엽게 운다. 거기 술만 취하면 앰프를 켜고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이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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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문정희)-문제 모음 39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7563)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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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일(김남조)-46문제(2차. 서술형 포함)
이 작품은 대상에 대한 관찰과 사색을 통해 너그러운 삶의 태도를 다짐하며 새해를 맞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난 시이다. 화자는 외로이 서 있는 겨울나무를 보고 있다가 그 나무도 바람과 함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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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김광섭)-40문제(1차. 서술형 포함)
[I410-113-24-02-088609443]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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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김영랑)-문제 모음 28제(1차)
[I410-113-24-02-088611676]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디 내 기린(麒麟)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의 손 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饗宴)에 높이 앉았으려니 땅 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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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어(최승호)-44문제(2차. 서술형 포함)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 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성북동 비둘기(김광섭)-43문제(2차. 서술형 포함)
[I410-113-24-02-088609498] 이 시는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파괴되는 자연과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성북동 비둘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이 시에서 ‘번지’는 인간의 문명이자 산업화를 나타내는데, 이는 원래부터 성북동에 살고 있는 비둘기의 보금자리를 빼 앗고 들어선 것이다.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46문제(3차. 서술형 포함)
[I410-111-24-02-088581740]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