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봄날(김기택)-문제 모음 7제(1차) 할머니들이 아파트 앞에 모여 햇볕을 쪼이고 있다. 굵은 주름 잔주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햇볕을 채워넣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뼈와 관절들 다 녹도록 온몸을 노곤노곤하게 지지고 있다. 마른버짐 사이로 아지랑이 피어오를 것 같고 잘만 하면 한순간 뽀얀 젖살도 오를 것 같다.
    찜 0 구매 32 2,500원
  • 소년(윤동주)-문제 모음 20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7114)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 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 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찜 0 구매 64 7,000원
  • 자동문 앞에서(유하)-문제 모음 25제(1차) 이제 어디를 가나 아리바바의 참깨 주문 없이도 저절로 열리는 ⓒ자동문 세상이다. 언제나 문 앞에 서기만 하면 어디선가 전자 감응 장치의 음흉한 혀끝이 날름날름 우리의 몸을 핥는다 순간 스르르 문이 열리고 스스르 우리들은 들어간다. 스르르 열리고 스르르 들어가고 스르르 열리고 스르르 나오고 그때마다 우리의 손은 조금씩 퇴화되어 간다.
    찜 1 구매 1 6,000원
  • 밥물 눈금(손택수)-문제 모음 11제(1차) 밥물 눈금을 찾지 못해 질거나 된 밥을 먹는 날들이 있더니 이제는 그도 좀 익숙해져서 손마디나 손등, 손가락 주름을 눈금으로 쓸 줄도 알게 되었다 촘촘한 손등 주름 따라 밥맛을 조금씩 달리해본다 손등 중앙까지 올라온 수위를 중지의 마디를 따라 오르내리다보면 물꼬를 트기도 하고 막기도 하면서 논에 물을 보러 가던 할아버지 생각도 나고, 저녁때가 되면 한 끼라도 아껴보자 친구 집에 마실을 가던 소년의 저녁도 떠오른다
    찜 0 구매 41 3,500원
  • 고향의 천정 1(이성선)-문제 모음 13제(1차) 밭둑에서 나는 바람과 놀고 할머니는 메밀밭에서 메밀을 꺾고 계셨습니다. 늦여름의 하늘빛이 메밀꽃 위에 빛나고 메밀꽃 사이사이로 할머니는 가끔 나와 바람의 장난을 살피시었습니다.
    찜 0 구매 42 4,000원
  • 싸늘한 이마(박용철)-문제 모음 12제(1차) 큰 어둠 가운데 홀로 밝은 불 켜고 앉아 있으면 모두 빼앗기는 듯한 외로움 한 포기 산꽃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한 위로이랴 모두 빼앗기는 듯 눈덮개 고이 나리면 환한 온몸은 새파란 불 붙어 있는 인광(燐光)
    찜 3 구매 42 4,000원
  • 접동새(김소월)-문제 모음 20제(2차)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찜 0 구매 24 5,000원
  • 흥부 부부상(박재삼)-문제 모음 23제(1차) 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라. 금이 문제리,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찜 0 구매 20 5,500원
  • 보리피리(한하운)-문제 모음 16제(1차)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靑山) 어린 때 그리워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寰)*의 거리 인간사(人間事) 그리워 피-ㄹ 닐리리.
    찜 0 구매 10 5,000원
  • 수철리(김광균)-문제 모음 19제(1차) 산비탈엔 들국화가 환-하고 누이동생의 무덤 옆엔 밤나무 하나가 오뚝 서서 바람이 올 때마다 아득-한 공중을 향하여 여윈 가지를 내어 저었다. 갈 길을 못 찾는 영혼 같애 절로 눈이 감긴다. 무덤 옆엔 작은 시내가 은실을 긋고 등 뒤데 서걱이는 떡갈나무 수풀 앞에 차단-한 비석(碑石)이 하나 노을에 젖어 있었다. 흰나비처럼 여윈 모습 아울러 어느 무형한 공중에 그 체온이 꺼져버린 후 밤낮으로 찾아 주는 건 비인 묘지(墓地)의 물소리와 바람소리뿐.
    찜 1 구매 49 5,000원
  • 참회록(윤동주)-문제 모음 18제(2차) (I410-ECN-0102-2023-000-002077083)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찜 0 구매 21 5,000원
  •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문제 모음 29제(5차)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찜 0 구매 8 7,500원
  • 슬픔이 기쁨에게(정호승)-46문제(3차. 서술형 포함) [I410-111-24-02-088581740]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찜 1 구매 4 11,000원
  • 꽃(김춘수)-문제 모음 23제(2차)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찜 1 구매 9 6,000원
  •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장정일)-문제 모음 20제(2차)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찜 0 구매 5 5,000원
  • 가는 길(김소월)-49문제(3차. 서술형 포함) [I410-113-24-02-088610151]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찜 0 구매 5 11,000원
  • 프란츠 카프카(오규원)-문제 모음 15제(1차) ­ MENU - 샤를 보들레르 800원 칼 샌드버그 800원 프란츠 카프카 800원 이브 본느프와 1,000원 에리카 종 1,000원
    찜 0 구매 4 4,000원
  • 꽃을 위한 서시(김춘수)-문제 모음 15제(1차)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 드는 이 무명(無明)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찜 0 구매 5 4,000원
  •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황인숙)-문제 모음 28제(2차) 이다음에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윤기 잘잘 흐르는 까망 얼룩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사뿐사뿐 뛸 때면 커다란 까치 같고 공처럼 둥굴릴 줄도 아는 작은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나는 툇마루에서 졸지 않으리라.
    찜 0 구매 1 7,500원
  • 와사등(김광균)-문제 모음 19제(1차) 차단 ─ 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찜 0 구매 15 5,000원
  • 전천후 산성비(이형기)-문제 모음 16제(1차)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찜 0 구매 0 4,000원
  • 전천후 산성비(이형기)-문제 모음 10제(1차) 나) 우리 시대의 비는 계절과 무관하다. 시도 때도 없이 푸른 것은 모조리 갉아먹어 버리는 전천후 산성비. 그렇다 전천후로 비는 죽은 구근을 흔들어 깨워서 자꾸만 생산을 재촉하고 있다.
    찜 0 구매 1 2,500원
  • 그 사람의 손을 보면(천양희)-문제 모음 29제(1차)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찜 0 구매 0 7,500원
  • 먼 후일(김소월)-문제 모음 19제(2차)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찜 0 구매 3 5,000원
  • 광야(이육사)-문제 모음 24제(3차) (I410-113-24-02-088016500)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찜 2 구매 8 6,000원
카카오톡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