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농무(신경림)-문제 모음 21제(3차)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조무래기들뿐 처녀 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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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에 꽃(문정희)-문제 모음 14제(1차) (I410-113-24-02-088016840) 추위가 칼날처럼 다가든 새벽 무심히 커튼을 젖히다 보면 유리창에 피어난, 아니 이런 황홀한 꿈을 보았나 세상과 나 사이에 밤새 누가 이런 투명한 꽃을 피워 놓으셨을까 들녘의 꽃들조차 제 빛깔을 감추고 씨앗 속에 깊이 숨죽이고 있을 때 이내 스러지는 니르바나의 꽃을 저 얇고 날카로운 유리창에 누가 새겨 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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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사(서정주)-문제 모음 18제(1차)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베갯모에 놓이듯 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듯이, 향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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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행(김광규)-문제 모음 20제(2차) 가을 연기 자욱한 저녁 들판으로 상행 열차를 타고 평택을 지나갈 때 흔들리는 차창에서 너는 연기 자욱한 저녁 들판으로 상행 열차를 타고 평택을 지나 문득 낯선 얼굴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것이 너의 모습이라고 생각지 말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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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쉽게 씌어진 시(윤동주)-문제 모음 20제(3차) (I410-ECN-0102-2023-000-002077194)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어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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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팔꽃(송수권)-문제 모음 13제(1차) 바지랑대* 끝 더는 꼬일 것이 없어서 끝이다 끝 하고 다음 날 아침에 나가 보면 나팔꽃 줄기는 허공에 두 뼘은 더 자라서 꼬여 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것은 아침 구름 두어 점, 이슬 몇 방울 더 움직이는 바지랑대는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도 다음 날 아침에 나가 보면 덩굴손까지 흘러나와 허공을 감아쥐고 바지랑대를 찾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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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한도(고재종)-45문제(2차. 서술형 포함) [I410-113-24-02-088610393] 날로 기우듬해 가는 마을 회관 옆 ⓑ청솔 한 그루 꼿꼿이 서 있다. 한때는 앰프 방송 하나로 집집의 새앙쥐까지 깨우던 회관 옆, 그 둥치의 터지고 갈라진 아픔으로 푸른 눈 더욱 못 감는다. 그 회관 들창 거덜 내는 댓바람 때마다 ㉣청솔은 또 한바탕 노엽게 운다. 거기 술만 취하면 앰프를 켜고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이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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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촌행(신경림)-문제 모음 11제(1차) 떨어져 나간 ⓐ대문짝 안마당에 복사꽃이 빨갛다 ⓑ가마솥이 그냥 걸려 있다 벌겋게 녹이 슬었다 잡초가 우거진 부엌 바닥 아무렇게나 ⓒ버려진 가계부엔 콩나물값과 친정어머니한테 쓰다 만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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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꽃(함민복)-문제 모음 15제(1차)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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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나무를 보며(박재삼)-문제 모음 13제(1차) 스물 안팎 때는 먼 수풀이 온통 산발을 하고 어지럽게 흔들어 갈피를 못 잡는 그리움에 살았다. 숨가쁜 나무여 사랑이여. 이제 마흔 가까운 손등이 앙상한 때는 나무들도 전부 겨울 나무 그것이 되어 잎사귀들을 떨어내고 부끄럼 없이 시원하게 벗을 것을 벗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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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층층계(박목월)-문제 모음 12제(1차) 적산 가옥 구석에 짤막한 층층계…… 그 이 층에서 나는 밤이 깊도록 글을 쓴다. 써도 써도 가랑잎처럼 쌓이는 공허감. 이것은 내일이면 지폐가 된다. 어느 것은 어린것의 공납금. 어느 것은 가난한 시량대. 어느 것은 늘 가벼운 나의 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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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류(이가림)-문제 모음 16제(1차)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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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금(김춘수)-문제 모음 26제(1차) 1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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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새(김용택)-문제 모음 10제(1차) 저 산 저 새 돌아와 우네 어둡고 캄캄한 저 빈 산에 저 새 돌아와 우네 가세 우리 그리움 저 산에 갇혔네 저 어두운 들을 지나 저 어두운 강 건너 저 남산 꽃산에 우우우 꽃 피러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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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유치환)-문제 모음 12제(1차) 나는 학이로다 박모(薄暮)*의 수묵색 거리를 가량이면 슬픔은 멍인 양 목줄기에 맺히어 소리도 소리도 낼 수 없누나 저마다 저마다 마음속 적은 고향을 안고 창창한 담채화 속으로 흘러가건만 나는 향수할 ㉠가나안의 복된 길도 모르고 꿈 푸르른 솔바람 소리만 아득한 풍랑인 양 머리에 설레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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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법(강은교)-문제 모음 15제(1차)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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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의 반(정지용)-문제 모음 17제(1차) (I410-113-24-02-088004902)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 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올라 나래 떠는 금성(金星), 쪽빛 하늘에 흰 꽃을 달은 고산 식물,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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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세(조지훈)-문제 모음 18제(1차) (I410-113-24-02-088017883) 만년(萬年)을 싸늘한 바위를 안고도 뜨거운 가슴을 어찌하리야. ㉢어둠에 창백한 꽃송이마다 깨물어 피 터진 입을 맞추어 마지막 한 방울 피마저 불어 넣고 해 돋는 아침에 죽어 가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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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 이별(한용운)-문제 모음 16제(1차) (I410-113-24-02-088004680) 당신과 나와 이별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가령 우리가 좋을 대로 말하는 것과 같이, 거짓 이별이라 할지라도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거짓 이별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 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 아니 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시들어 가는 두 볼의 도화(桃花)가 무정한 봄바람에 몇 번이나 스쳐서 낙화가 될까요. ⓐ회색이 되어 가는 두 귀밑의 푸른 구름이, 쪼이는 가을볕에 얼마나 바래서 백설(白雪)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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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신동엽)-문제 모음 20제(2차)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一生)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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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울 소리(이수익)-문제 모음 15제(1차) 청계천 7가 골동품 가게에서 나는 어느 황소 목에 걸렸던 방울을 하나 샀다. 그 영롱한 소리의 방울을 딸랑거리던 소는 이미 이승의 짐승이 아니지만, 나는 소를 몰고 여름 해 질 녘 하산하던 그날의 소년이 되어, ㉡배고픈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마을로 터덜터덜 걸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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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타(이한직)-문제 모음 35제(1차) 눈을 감으면 어린 시절 선생님이 걸어 오신다. 회초리를 들고서 선생님은 낙타처럼 늙으셨다. 늦은 봄 햇살을 등에 지고 낙타는 항시 추억한다. ---옛날에 옛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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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길(천양희)-문제 모음 14제(1차) 가마우지새는 벼랑에서만 살고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삽니다. 유리새는 고여 있는 물은 먹지 않고 무소새는 둥지를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새들은 날아오릅니다. 새들은 고소 공포증도 폐쇄 공포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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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요를 시청하다(고재종)-문제 모음 8제(1차) [I410-113-24-02-088610455] 초록으로 쓸어 놓은 마당을 낳은 고요는 새암가에 뭉실뭉실 수국송이로 부푼다 날아갈 것 같은 감나무를 누르고 앉은 동박새가 딱 한 번 울어서 넓히는 고요의 면적, 감잎들은 유정무정을 죄다 토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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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산호 2(김관식)-문제 모음 19제(2차) 오늘, 북창을 열어, 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 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 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 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 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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