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현 위의 인생(정끝별)-문제 모음 8제(1차) [I410-113-24-02-088186098] 세 끼 밥벌이 고단할 때면 이봐 수시로 늘어나는 현 조율이나 하자구 우린 서로 다른 소리를 내지만 어차피 한 악기에 정박한 두 현 내가 저 위태로운 낙엽들의 잎맥 소리를 내면 어이, 가장 낮은 흙의 소리를 내줘 내가 팽팽히 조여진 비명을 노래할 테니 어이, 가장 따뜻한 두엄의 속삭임으로 받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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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닥불(백석)-문제 모음 12제(1차) 새끼 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헝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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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백석)-문제 모음 13제(1차)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山)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甘露)같이 단 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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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닥불(안도현)-문제 모음 9제(1차)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어두운 청과 시장 귀퉁이에서 지하도 공사장 입구에서 잡것들이 몸 푼 세상 쓰레기장에서 철야 농성한 여공들 가슴속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면사무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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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 속엔 물관이 있다(고재종)-문제 모음 23제(1차) 잦은 바람 속의 겨울 감나무를 보면, 그 가지들이 가는 것이거나 굵은 것이거나 아예 실가지거나 우듬지거나, 모두 다 서로를 훼방 놓는 법이 없이 제 숨결 닿는 만큼의 찰랑한 허공을 끌어안고, 바르르 떨거나 사운거리거나 건들대거나 휙휙 후리거나, 제 깜냥껏 한세상을 흔들거린다. 그 모든 것이 웬만해선 흔들림이 없는 한 집의 주춧기둥 같은 둥치에서 뻗어 나간 게 새삼 신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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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선화에게(정호승)-문제 모음 20제(1차)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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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의 꿈(손택수)-문제 모음 10제(1차) 자라면 뭐가 되고 싶니 의자가 되고 싶니 누군가의 책상이 되고 싶니 밟으면 삐걱 소리가 나는 계단도 있겠지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다락방 별빛이 들고 나는 창문들도 있구나 누군가 그 창문을 통해 바다를 생각할지도 몰라 수평선을 넘어가는 목선을 그리워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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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도 자세히 보면 환하다(김기택)-문제 모음 12제(1차) 창문 하나 없던 낡은 월세 자취방. 한낮에도 어둠이 빠져나가지 못하던 방. 아침에 퇴근하여 햇빛을 받고 들어가면 직사광선이 일제히 꺾이어 흩어지던 방. 잠시 눈꺼풀에 낀 잔광도 눈을 깜빡거리면 바로 어둠이 되던 방. 퀴퀴하고 걸쭉한 어둠이 항상 고여 있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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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된 잠버릇(함민복)-문제 모음 14제(1차) 파리는 내가 덮고 자는 공간을 깔고 잔다 날개 휘젓던 공간밖에 믿을 게 없어 날개의 길밖에 믿을 게 없어 천장에 매달려 잠자는 파리는 슬프다 추락하다 잠이 깨면 곧 비행할 포즈 헬리콥터처럼 활주로 없이 이착륙하는 파리 구더기를 본 사람은 알리라 왜 파리가 높은 곳에서 잠드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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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음이 타는 가을 강(박재삼)-문제 모음 23제(1차)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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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망을 위하여(곽재구)-문제 모음 12제(1차) 바람은 자도 마음은 자지 않는다 철들어 사랑이며 추억이 무엇인지 알기 전에 싸움은 동산 위의 뜨거운 해처럼 우리들의 속살을 태우고 마음의 배고픔이 출렁이는 강기슭에 앉아 종이배를 띄우며 우리들은 절망의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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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정호승)-문제 모음 14제(1차) 나는 희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 희망에는 희망이 없다 희망은 기쁨보다 분노에 가깝다 나는 절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졌을 뿐 희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져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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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와집 한 채(김명인)-문제 모음 11제(1차)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논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겠네 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붙을 때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에도 배어든 연기가 매워서 집이 없는 사람 거기서도 눈물 잣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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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김소월)-41문제(2차. 서술형 포함) [I410-111-24-02-088582149]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 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점을 손에 새라 새롭은 탄식을 얻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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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길(정호승)-문제 모음 24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6455)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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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의 방 한칸-박영한 님의 제를 빌려(김사인)-문제 모음 15제(1차) 세월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 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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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효(최승호)-문제 모음 10제(1차) [I410-113-24-02-088609998] 부패해가는 마음 안의 거대한 저수지를 나는 발효시키려 한다 나는 충분히 썩으면서 살아왔다 묵은 관료들은 숙변을 내게 들이부었고 나는 낮은 자로서 치욕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땅에서 냄새나지 않는 자가 누구인가 수렁 바닥에서 멍든 얼굴이 썩고 있을 때나 흐린 물 위로 떠오를 때에도 나는 침묵했고 그 슬픔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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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김광섭)-문제 모음 26제(1차) [I410-113-24-02-088609372]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댔다가는 해 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틀만 남겨 놓고 먼 산속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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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목(박성룡)-문제 모음 25제(1차) [I410-113-24-02-088609327] 과목(果木)에 과물(果物)들이 무르익어 있는 사태처럼 나를 경악케 하는 것은 없다. 뿌리는 박질 붉은 황토에 가지는 한낱 비바람들 속에 뻗어 줄렁거렸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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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비와 철조망(박봉우)-문제 모음 20제(1차) [I410-111-24-02-088583539] 지금 저기 보이는 시푸런 강과 또 산을 넘어야 진종일을 별일 없이 보낸 것이 된다. 서녘 하늘은 장밋빛 무늬로 타는 큰 눈의 창을 열어… 지친 날개를 바라보며 서로 가슴 타는 그러한 거리에 숨이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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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거십팔곡(권호문)-문제 모음 21제(3차) 평생에 원하는 것이 다만 충효뿐이로다 이 두 일 말면 금수(禽獸)나 다를쏘냐 마음에 하고자 하여 십 년을 허둥대노라 <제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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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김명인)-문제 모음 11제(1차) 나를 쫓아온 눈발 어느새 여기서 그쳐 어둠 덮인 이쪽 능선들과 헤어지면 바다 끝까지 길게 걸쳐진 검은 구름 떼 헛디뎌 내 아득히 헤맨 날들 끝없이 퍼덕이던 바람은 다시 옷자락에 와 붙고 스치는 소매 끝마다 툭툭 수평선 끊어져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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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한 일-박수근의 그림에서(장석남)-문제 모음 16제(1차) 인쇄한 박수근 화백 그림을 하나 사다가 걸어놓고는 물끄러미 그걸 치어다보면서 나는 그 그림의 제목을 여러 가지로 바꾸어보곤 하는데 원래 제목인 「강변」도 좋지만은 「할머니」라든가 「손주」라는 제목을 붙여보아도 가슴이 알알한 것이 여간 좋은 게 아닙니다. 그러다가는 나도 모르게 한 가지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가 술을 드시러 저녁 무렵 외출할 때에는 마당에 널린 빨래를 걷어다 개어놓곤 했다는 것입니다. 그 빨래를 개는 손이 참 커다랐었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장엄하기까지한 것이어서 성자(聖者)의 그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는 멋쟁이이긴 멋쟁이였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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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이용악)-문제 모음 19제(1차) [I410-111-24-02-088582498] 삽살개 개 짖는 소리 눈보라에 얼어붙은 섣달 그믐 밤이 얄궂은 손을 하도 곱게 흔들길래 ⓐ술을 마시어 불타는 소원이 이 부두로 왔다. 걸어온 길가에 찔레 한 송이 없었대도 나의 아롱범은 자옥 자옥을 뉘우칠 줄 모른다. 어깨에 쌓여도 하얀 눈이 무겁지 않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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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의 고향 6-초설(이시영)-문제 모음 12제(1차)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참새 떼 왁자히 내려앉는 대숲 마을의 노오란 초가을의 초가지붕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토란 잎에 후두둑 빗방울 스치고 가는 여름날의 고요 적막한 뒤란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추수 끝난 빈 들판을 궁궁 울리며 가는 서늘한 뜨거운 기적 소리에 있지 아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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