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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410-113-24-02-088183711] 유씨 대로하여 꾸짖어 왈, “네 나의 좋은 말을 듣지 아니하니 어찌 자식의 도리이며, 네 입으로 비록 강한 체하나 금야에 겁칙할 도리 있으리니, 네 그를 장차 어찌할쏘냐?” 이처럼 어르며 무수히 구박하고 돌아가거늘, 소저가 분함을 이기지 못하여 계교를 생각하더니, 이윽고 수악이 들어와 가만히 말하여 왈, “금야에 유택이 여차여차하리니, 소저는 바삐 피신할 방략을 행하소서.” 소저가 이 말을 듣고 혼비백산하여 아무리 할 줄 모르다가 문득 부친의 유서를 생각하고 급히 떼어 보니 하였으되, ‘너의 계모 유씨는 본디 착하지 못한지라. 만일 너를 핍박하는 일이 있거든 남복을 개착하고 태화산 숭녕관을 찾아가면 자연 구할 사람이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