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내가 살던 고향’과 같은 의미로 ‘나’에 관형격 조사 ‘의’가 결합하여 ‘살던’의 의미상 주어를 나타내는 특이한 구조이다. 이처럼 관형격 조사 ‘의’가 주격 조사처럼 해석되는 경우가 중세 국어에서도 확인된다. 예를 들어, ‘聖人의(聖人+의) 치샨 法[성인의 가르치신 법]’의 경우, ‘聖人’은 관형격 조사 ‘의’와 결합하고 있지만 후행하는 용언인 ‘ 치샨’의 의미상 주어로 기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의’는 중세 국어 관형격 조사 결합 원칙의 예외에 해당한다. 중세 국어의 관형격 조사는 평칭의 유정 체언에는 모음 조화에 따라 ‘/의’가, 무정 체언 또는 존칭의 유정 체언에는 ‘ㅅ’이 결합하는 원칙이 있었는데, ‘ㅅ’이 쓰일 자리에 ‘의’가 쓰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