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작가가 인목 대비 폐위 사건인 계축년 옥사로 고향인 춘천에 유배되었을 때 지은 시조로, 산촌에서 자연을 벗하며 살아가는 은사(隱士)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다. 눈이 내려 외부와 연결된 돌길마저 묻혀 버린 인적 없는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조각의 달을 벗 삼아 조용히 살아가고자 하는 시적 화자의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시비’를 닫힌 채로 그냥 두라는 말은 속세를 멀리하고 자연에 묻혀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