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전쟁 중 누명을 쓰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한을 풀기 위해 애쓰는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귀향한 ‘나’는 아버지의 묘지 이장 과정에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들을 동원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억울함은 이미 소명된 후였으며, 또한 세월의 흐름 앞에 기억과 상처 등이 무디어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복수는 의미가 없고 오히려 아버지를 욕되게 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는 상처의 치유가 복수를 통해서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는 작가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