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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이 왈, “나는 이 동네 사람이러니, 우리 부친 앞을 못 봐 ‘공양미 삼백 석을 지성으로 불공하면 눈을 떠 보리라.’ 하되 가난 하여 장만할 길이 전혀 없어 내 몸을 팔려 하니 어떠하 뇨?” 뱃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효성이 지극하나 가련하다.” 하며 허락하고, 즉시 쌀 삼백 석을 몽운사로 보내고, “금년 삼월 십오 일에 배가 떠난다.” 하고 가거늘 심청이 부친께, “공양미 삼백 석을 이미 보냈으니 이제는 근심치 마옵소 서.” 심봉사 깜짝 놀라, “너 그 말이 웬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