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또 한 가지 차별성은 매장의 디자인에도 있다. 우선 조명이 환하다. 천장을 잘 보라. 형광등이 빼곡하게 걸려 있고 대낮에도 환하게 켜져 있어 그 어느 공간보다도 밝다. 밤이 되면 그 밝음은 일종의 화려함으로도 느껴진다. 우리는 편의점에 들어설 때 다소 신선하고 활기찬 시공간을 경험한다. 이렇게 빛의 밝기를 높이는 것은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고전적인 수법으로 백화점의 진열장에서 그 극치를 이루지만, 편의점은 그러한 비일상성을 일상 가까이에 끌어들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건을 진열하는 데도 불빛이 어떤 각도로 반사되어야 소비자에게 부담되지 않으면서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킬지를 면밀하게 계산하여 조명과 선반의 위치를 규격화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