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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410-113-24-02-088611096] 혜자는 아버지에 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시름시름 허리를 앓거나 어쩌다 폭음을 하던 키 큰 남자라는 기억뿐이었다. 그 애는 자라나는 동안 양친의 일가친척 집에 거의 왕래를 하지 않고 살았다. 어느 쪽에서도 혈육의 대접을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가 달랐던 진용이와 혜자는 사이가 좋았지만, 진용이는 아버지를 미워했다. 처음에는 아저씨라고 부르더니, 커서는 선생님이라고 불렀고, 또 그럴 만도 했던 것이 독립 호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혜자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낼 경우라도 언제나 너의 아버지라고 말해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