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에는 ‘않다’, ‘못하다’, ‘말다’, ‘아니다’, ‘없다’ 등의 부정 의미의 용언과 주로 함께 쓰이는 단어가 있다. 이러한 단어는 여러 품사에서 나타나는데, 단어에 따라 호응하는 부정 의미의 용언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부정 의미의 용언이 나타나지 않은 문장이 문맥적으로 부정 의미를 내포하는 경우에 쓰이는 단어가 있다. 예를 들어 보면, ‘나는 그곳에 차마 가지 못했다(*나는 그곳에 차마 갔다)’와 같이 ‘차마’는 부정 의미를 나타내는 ‘가지 못했다’와 어울린다. 그러나 ‘내가 그곳에 차마 가겠니?’와 같은 의문문이 ‘나는 그곳에 차마 갈 수 없다(가지 못한다/가지 않는다)’를 뜻함으로써 용언의 의미를 부정하는 문맥일 때에는 ‘차마’가 쓰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