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의 견해로 대표되는 중세 시대 전통적인 언어관에서는 언어란 현실 세계를 묘사하기 위한 기호이며 언어의 의미는 곧 언어가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대상이라고 보아 왔다. 가령 ‘사과’라는 언어 기호는 우리가 현실에서 사과라고 부르는 물체를 지칭하는 기호이다. 이는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과가 원래부터 존재하는 대상이고 그것을 묘사하거나 지칭하기 위해 ‘사과’라는 언어 기호가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