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남북한의 문제를 ‘밀실’과 ‘광장’이라는 인간의 본래적인 존재의 문제와 연결시키고 있다. 여기서 밀실이란 자신만의 내밀한 삶의 공간이며, 광장이란 사회적 삶의 공간을 의미한다. 인간에겐 누구나 이러한 밀실과 광장이 필요하다. 인간에게 그 중 어느 하나가 제거될 때 인간은 파탄을 맞이한다. 이 작품에서 명준은 철학도로서의 밀실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광장을 찾아와 월북하고 광장에서 절망을 한 후 은혜와의 밀실을 기도한다. 다시 전쟁이라는 광장을 거쳐 아무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광장 속의 밀실인 중립국을 선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