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차마설(이곡)-문제 모음 20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4139) 나는 집이 가난해서 말이 없기 때문에 간혹 남의 말을 빌려서 타곤 한다. 그런데 노둔하고 야윈 말을 얻었을 경우에는 일이 아무리 급해도 감히 채찍을 대지 못한 채 금방이라도 쓰러지고 넘어질 것처럼 전전긍긍하기 일쑤요, 개천이나 도랑이라도 만나면 또 말에서 내리곤 한다. 그래서 후회하는 일이 거의 없다. 반면에 발굽이 높고 귀가 쫑긋하며 잘 달리는 준마를 얻었을 경우는 의기양양하여 방자하게 채찍을 갈기기도 하고 고삐를 놓기도 하면서 언덕과 골짜기를 모두 평지로 간주한 채 매우 유쾌하게 질주하곤 한다. 그러나 간혹 위험하게 말에서 떨어지는 환란을 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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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옹설(권근)-문제 모음 19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4088) 손(客)이 주옹(舟翁)에게 묻기를, “그대가 배에서 사는데, 고기를 잡자 하니 낚시가 없고, 장사를 한다 하자니 돈이 없고, 진리(津吏) 노릇을 하려 해도 가운데만 머물러 있어 왕래(往來)가 없구려. 변화를 헤아릴 수 없는 물에 조각배 하나를 띄워 가없는 만경(萬頃)을 헤매다가, 바람은 미친 듯이 불고 물결은 놀란 듯이 몰려와 돛대는 기울고 노까지 부러지면, 정신과 혼백이 흩어지고 몸은 두려움에 싸여 생명이 지척(咫尺)에 있게 될 것이로다. 이는 지극히 험한 곳을 밟고 지극한 위태로움을 무릅쓰는 일이거늘, 그대는 도리어 이를 즐겨 오래오래 세상을 멀리하고 돌아오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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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동차(정지용)-문제 모음 28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985) 노주인(老主人)의 장벽(腸壁)에 무시로 인동 삼긴 물이 내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어 붉고, 구석에 그늘지어 무가 순 돋아 파릇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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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슬을 저마다 하면(김창업)-문제 모음 8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950) 벼슬을 저마다 하면 농부(農夫)하 리 뉘 이시며 의원(醫員)이 병(病) 고치면 북망산(北邙山)이 져려하랴 아이야 잔(盞) 가특 부어라 내 뜻대로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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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먹고 뷧둑 뷔쳑(작자 미상)-문제 모음 10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930) 술 먹고 뷧둑 뷔쳑 뷔거러 가며 먹지 마자 크게 맹서(盟誓)ㅣ하엿더니 춘하추동(春夏秋冬) 호시절(好時節)의 남린(南隣) 북촌(北村) 다 청(請)하여 희호동락(熙皞同樂) 하올 머데 어허 맹서(盟誓)ㅣ 가소(笑)ㅣ로다 인생(人生)이 일장춘몽(一場春夢)인니 먹고 놀여 노라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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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음노래(미상)-문제 모음 12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910) 어유와 계장님네 이 기음 매자꾸나 기음노래 내 부르리 천지 삼기실 제 사람이 같이 나니 너르나 너른 천하 많으나 많은 사람 현우가 다르거니 귀천이 같을손가 성인이 법을 지어 사민을 나누시니 행실 닦고 글 읽기는 선비님네 할 일이오 만들기는 장인이오 바꾸기는 장사로다 치치한 우리들은 할 일이 무어신고 속미와 포루는 고금의 한 법이니 복전 역색이 이 아니 근본인가 종년 작고 수곤 줄도 알건마는 앙사부육이 이 아니면 어이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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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새 두 마리(최일남)-문제 모음 23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3849) 아버지는 원래가 마부였다. 서울에 올라오기 전 시골에서도 줄곧 말 마차를 끌었다. 어쩌다가 소달구지를 끄는 적도 있기는 했으나 얼마 가지 않아서 도로 말 마차로 바꾸곤 했다. 그런 아버지였으므로 서울에 올라와서는 내내 말 마차 하나로 버텨 나왔었는데 어떻게 마음먹었는지 노새로 바꾸고 만 것이다. 노새나 말이나 요즘은 그놈의 삼륜차 때문에 아버지의 일감이 자칫 줄어드는 듯하기도 했다. 웬만한 오르막길도 끄떡없이 오르고, 웬만한 골목 안 집까지도, 드르륵 들이닥치니 아버지의 말 마차가 위험을 느낌 직도 했고, 사실 일감을 빼앗기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때마다 아버지는 큰소리였다. “휘발유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자동차만 많으면 뭘 해.” 마치 애국자처럼 말하는 것이었으나 나는 아버지의 그 말 뒤에 숨은 오기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고단해서였을까, 이날 밤 나는 앞뒤를 가릴 수 없을 만큼 깊이 잠에 빠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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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생전(권필)-문제 모음 21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3647) [앞부분 줄거리] 사대부 신분임에도 과거에 실패하고 장사꾼으로 살던 주생은 가세가 기울어 기생이 된 배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다 이웃에 있는 노 승상 댁에 갔다가 노 승상의 딸 선화를 만나고, 배도의 주선으로 선화의 동생 국영의 스승이 된 주생은 선화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주생은 창문 위에 걸린 시구를 보았다. 마지막 구절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아름다운 선화가 무슨 근심이 있어 이런 시를 지었소?” 선화는 조용히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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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촌수필(이문구. 여요주서)-문제 모음 17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576) 오수길이가 먼저 용모에게 알은체를 했다. “워디 가나?” “심심해서 예까지 나와봤구먼.” 용모가 다가가며 대꾸하자 조순만이도 얼굴을 걷으며, “장보러 나가남?” 하고 물었다. “아침버텀 장에 가봤자 별 볼일 있간디. 나이타에 지름이나 늫까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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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눈 오는 밤(황인숙)-문제 모음 18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556) 길 건너 숲속, 봄눈 맞는 나무들, 마른풀들이 가볍게 눈을 떠받쳐 들어 발치가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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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리타작(정약용)-43문제(3차. 서술형 포함) (I410-ECN-0102-2023-000-001623490)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큰 사발에 보리밥 높기가 한 자로세 밥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옹헤야 소리 내며 발맞추어 두드리니 삽시간에 보리 낟알 온 사방에 가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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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화상(윤동주)-문제 모음 26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3445) 산 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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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계가(박인로)-문제 모음 18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3334) 백수(白首)에 산수 구경 늦은 줄 알지마는 평생 품은 뜻을 이루고야 말리라 여겨 병자년 봄에 봄옷을 새로 입고 죽장망혜(竹杖芒鞋)로 노계 깊은 골에 마침내 찾아오니 제일강산(第一江山)이 임자 없이 버려져 있네 예로부터 은사 처사 많이도 있지마는 천지가 감췄다가 나를 주려 남겼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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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을 굽다(김혜순)-문제 모음 22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3278) 사당역 4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고 에스컬레이터에 실려 올라가서 뒤돌아보다 마주친 저 수많은 얼굴들 모두 붉은 흙 가면 같다 얼마나 많은 불가마들이 저 얼굴들을 구워 냈을까 무표정한 저 얼굴 속 어디에 아침마다 두 눈을 번쩍 뜨게 하는 힘 숨어 있었을까 밖에서는 기척도 들리지 않을 이 깊은 땅속을 밀물져 가게 하는 힘 숨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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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면함에 대하여(고재종)-문제 모음 22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238) 너 들어 보았니 저 동구 밖 느티나무의 푸르른 울음소리 날이면 날마다 삭풍 되게는 치고 우듬지 끝에 별 하나 매달지 못하던 / 지난겨울 온몸 상처투성이인 저 나무 제 상처마다에서 뽑아내던 / 푸르른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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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 5가(신동엽)-문제 모음 33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3218) 이슬비 오는 날. 종로 5가 서시오판 옆에서 낯선 소년이 나를 붙들고 동대문을 물었다. 밤 열한시 반, 통금에 쫓기는 군상 속에서 죄 없이 크고 맑기만 한 그 소년의 눈동자와 내 도시락 보자기가 비에 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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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처럼 젊은이들도(김광규)-문제 모음 13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22897) 동짓달에도 날씨가 며칠 푸근하면 철없는 개나리는 노란 얼굴 내민다 봄이 오면 꽃샘추위 아랑곳없이 진달래는 곳곳에 소담스럽게 피어난다 피어나는 꽃의 마음을 가냘프다고 억누를 수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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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포와 분수(이어령)-문제 모음 17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4480 동양인은 폭포를 사랑한다.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이란 상투어가 있듯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그 물줄기를 사랑한다. 으레 폭포수 밑 깊은 못 속에는 용이 살며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한다. 폭포수에는 동양인의 마음속에 흐르는 원시적인 환각의 무지개가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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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조세희)-문제 모음 23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34384 “너희들은 엄마를 잘못 두어 이 고생이다. 아버지하고는 상관이 없단다.” 어머니는 장남인 ⓐ나에게만 말했다. 외할머니에게 들은 말을 나에게 전한 것이었다. 천년을 두고 우리의 조상은 자손들에게 이 말을 남겼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도 씨종의 자식이었다. 할아버지의 아버지 대에 노비제는 사라졌다. 증조부 내외분은 아무것도 몰랐다. 나중에서야 해방을 맞았다는 것을 알았으나 두 분이 한 말은 오히려 ‘저희들을 내쫓지 마십시오.’였다. 할아버지는 달랐다. 할아버지는 유습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늙은 주인은 할아버지에게 집과 땅을 주었다. 그러나 쓸데없는 일이었다. 모르는 면에서는 할아버지나 증조부나 같았다. 증조부 대까지는 선조들이 살아온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나 할아버지 대에는 그것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할아버지에게는 어떤 교육도 없었고 경험도 없었다. 할아버지는 집과 땅을 잃었다. “할아버지도 난쟁이였어?” 언젠가 영호가 물었다. 나는 영호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좀 큰 영호는 말했다. “왜 지난 일처럼 쉬쉬하는 거야? 변한 것이 없는데 우습지도 않아?” 나는 가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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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성의전(작자 미상)-문제 모음 27제(2차) (I410-ECN-0102-2023-000-001624533) 차시 공주 적 공자의 급제를 마음속에 은근히 기뻐하더라. 상이 적 한림의 기질이 빼어남을 보시고 부마를 유의하사 적 한림을 불러 권하며 왈, “경이 비록 타국 사람이나 짐의 나라에 들어와 소년등과하여 재명(才名)이 빼어난지라. 짐이 한 딸이 있으나 비록 덕행이 부족하나 군자의 아내가 될 만하니, 이제 경으로써 부마를 정하나니 사양치 말라.” 하신대, 한림이 내심에 환희하나 거짓 사양하여 엎드려 아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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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희자전과 감투(김용준)-문제 모음 28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4177 양반은 대추 세 개면 끼니를 잇는다는데 책장에 아직도 지저분하게 서책들이 꽂히고 두 달에 한 번씩은 이발도 할 수 있는 염치에 걸핏하면 궁조를 늘어놓는 걸 보면 적실히 양반의 손(孫)은 아닌 게 분명하다. 양반의 손이 못 될까 봐 걱정이 아니라, 하고많은 사람이 대추 세 개도 못 먹을 신세가 될까 봐 걱정거리다. 벌써 햇수로 이 년 전 이야기다. 엉성 드문하게 내 책장이 이가 빠지기 시작한 건 그날 처음이 아니언만 아무튼 그날도 내 책장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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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지가(이서)-문제 모음 18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4162] 여파(餘波)에 정을 품고 그 근원을 생각해 보니 연못의 잔 물결은 맑고 깨끗이 흘러가고 오래된 우물에 그친 물은 담연(淡然)히 고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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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청사우(김시습)-문제 모음 18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4142 언뜻 개었다가 다시 비가 오고 비 오다가 다시 개이니 하늘의 도 또한 그러하거늘, 하물며 세상 인정이랴 나를 기리다가 문득 돌이켜 나를 헐뜯고, 공명을 피하더니 도리어 스스로 공명을 구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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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쥐(김기택)-문제 모음 12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4091 구멍의 어둠 속에 정적의 숨죽임 뒤에 불안은 두근거리고 있다 사람이나 고양이의 잠을 깨울 가볍고 요란한 소리들은 깡통 속에 양동이 속에 대야 속에 항상 숨어 있다 어둠은 편안하고 안전하지만 굶주림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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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오규원)-문제 모음 12제(1차) I410-ECN-0102-2023-000-001634071 어느 집에나 문이 있다 우리 집의 문 또한 그렇지만 어느 집의 문이나 문이 크다고 해서 반드시 잘 열리고 닫힌다는 보장이 없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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