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국어문제연구소

  • 말하는 돌(문순태)-문제 모음 22제(1차) 장돌식이한테 마을에 내려가 삽과 괭이를 가져오도록 시킨 나는 눈을 빤히 뜨고 누워 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들여다보기가 무서워서 빨갛게 단풍이 든 떡갈나무 잎을 뜯어 으스스한 동굴의 입구처럼 보이는 아버지의 눈을 가렸다. 그날 우리들은 썩은 돌비늘이 두껍게 깔린 땅을 파고 아버지를 묻었다. 흙을 져 나를 수도, 떼를 뜰 수도 없어 평장(平葬)을 하고 둘이서 끙끙거리며 돌을 날라다 무덤 위에 덮었다. 나는 아버지의 돌무덤을 곰배팔이 장돌식이한테 부탁한 뒤, 상엿집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날이 밝기 전에 쫓기듯 월곡리를 떠났다. 월곡리를 떠나면서 나는 장돌식이한테, 월곡리 사람들을 머슴으로 부릴 수 있을 만큼 큰돈을 벌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내 결심을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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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송설(이식)-문제 모음 11제(1차) 나무는 이 세상에 나올 때부터 그 본성이 곧게 마련이다. 따라서 어떻게 막을 수도 없이 생기(生氣)가 충만한 가운데 직립(直立)해서 위로 올라가는 속성으로 말하면, 어떤 나무이든 간에 모두가 그렇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하늘 높이 우뚝 솟아 고고(孤高)한 자태를 과시하면서 결코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으로는 오직 송백(松柏)을 첫손가락에 꼽아야만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나무들 중에서도 송백이 유독 옛날부터 회자(膾炙)되면서 인간에 비견(比肩)되어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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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사별곡(미상)-문제 모음 20제(2차) 인간이별(人間離別) 만사 중(萬事中)의 독수공방(獨守空房)* 더욱 섧다 상사불견(相思不見) 이내 진정(眞情) 그 뉘 알리 맺힌 설움 이렁저렁 헛튼 근심 다 후리쳐 던져두고 자나 깨나 깨나 자나 임 못 보니 가슴 답답 어린 양자(樣子)* 고운 소리 눈에 암암 귀에 쟁쟁 듣고 지고 임의 소리 보고 지고 임의 얼굴 비나이다 하나님께서 이제 보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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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씨남정기(김만중)-문제 모음 20제(3차) [I410-113-24-02-088184487] 유 한림이 사 소저와 더불어 혼인을 맺었다. 참으로 이른바 ‘요조숙녀 군자호구’의 격이었다. 반합(胖合)하는 의와 화락하는 정은 그윽하기 비할 바가 없었다. 그 이튿날 대추와 밤을 받들고 유 소사에게 예를 올렸다. 사흗날은 가묘로 올라가 조종 신령에게 고유*하였다. 그때 친척과 빈객들이 마루에 가득하였다. 뭇사람들 모두가 소저를 응시하고는 단지 향기로운 난초가 봄바람에 흔들거리고 하얀 연꽃이 가을 물에 비치는 광경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진퇴하는 거동이 예법을 지켜 조금도 어긋나는 바가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떠들썩하게 칭찬하며 소사를 향하여 치하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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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경업전(미상)-문제 모음 34제(3차) “경 등을 임경업이 생사 불구하고 구하여 돌아가려 하기로 내 경업의 충절에 감동하여 경 등을 보내노니 각각 소원을 말하면 내 정을 표하리라.” 하거늘 세자는 금은(金銀)을 청하고 대군은 조선에서 잡혀 온 사람을 청하여 쉬이 돌아가기를 원하니 호왕이 각각 원대로 하라 하고 대군을 기특히 여기더라. 경업이 세자와 대군을 뫼시고 나와 하직하거늘, 세자와 대군이 울며 말하기를, “장군의 덕택으로 고국에 돌아가거니와 장군을 두고 가니 마음이 어두운지라 어찌 슬프지 아니하리요. 바라건대 장군도 쉬이 돌아오기를 바라노라.” / 하니 경업이 대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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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푸시킨)-내신 기출 33문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마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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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르는 북(최일남)-문제 모음 28제(1차) 그날 밤, 민 노인은 근래에 흔치 않은 노곤함으로 깊은 잠을 잤다. 춤판이 끝나고 아이들과 어울려 조금 과음한 까닭도 있을 것이었다. 더 많이는 오랜만에 돌아온 자기 몫을 제대로 해냈다는 느긋함이 꿈도 없는 잠을 거쳐 상큼한 아침을 맞게 했을 것으로 믿었는데 그런 흐뭇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다 저녁때가 되어 외출에서 돌아온 며느리는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성규를 찾았고, 그가 안 보이자 민 노인의 방문을 밀쳤다. “아버님, 어저께 성규 학교에 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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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산별곡(정철)-문제 모음 19제(3차) I410-ECN-0102-2023-000-001632986 어떤 지날 손[客] 이 성산(星山)에 머물면서 서하당(棲霞堂) 식영정(息影亭) 주인아 내 말 듣소. 인생 세간(世間)에 좋은 일 하건마는 어찌한 강산을 갈수록 낫다 여겨 적막 산중에 들고 아니 나시는고 송근(松根)을 다시 쓸고 죽상(竹床)에 자리 보아 잠깐 올라앉아 어떤고 다시 보니 천변(天邊)에 떴는 구름 서석(瑞石)을 집을 삼아 나는 듯 드는 양이 주인과 어떠한고 창계(滄溪) 흰 물결이 정자 앞에 둘렀으니 천손운금(天孫雲錦)*을 뉘라서 베어 내어 잇는 듯 펼치는 듯 헌사하기도 헌사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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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문성전(미상)-문제 모음 12제(1차) [앞부분 줄거리] 원나라 때, 혼약을 맺은 유문성과 이춘영은 간신 달목에 의해 온갖 시련을 겪게 되고 일광도사를 만나 병법과 도술을 익혀 장수가 된다. 이때 달목이 황제를 내치고 스스로 황제 달황이 되니, 민심이 들끓게 되고 주원장이 건국의 뜻을 품고 장수 유기와 난을 일으켜 진군한다. 주원장, 유기와 형제의 의를 맺은 유문성과 이장(남장을 한 이춘영)은 각각 원수, 도독이 되어 달목의 부하인 장발과 전투를 벌인다. 날이 저물어 황혼이 되니, 유기는 기력이 쇠진하고, 장발은 조금도 쇠진치 아니하여, 유기의 형세 만분 위태하여 돌아오고자 하나, 만일 잠시 실수하면 생명이 경각에 있는지라, 가만히 기문법을 베풀어 몸을 구름 속에 감추어 혼백을 풍백에 붙이고 성세를 수기에 의지하여 달아나니, 장발이 비록 재주 있으나 어찌 알리오. 밤새도록 싸우다가 그 이튿날 평명에 보니, 유기는 없고 다만 한 기를 데리고 싸웠는지라, 크게 놀라고 냉랭하여 무료히 돌아오며 생각하되, “유기는 필시 천인이요 인간 사람은 아니로다.” 하고 가장 의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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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김용준)-문제 모음 10제(1차) 나란 사람이 일생을 거의 삼분의 이나 살아온 처지에 아직까지 나 자신 환장인*지 예술가인지까지도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딱하고도 슬픈 내 개인 사정이거니와 되든 안 되든 그래도 예술가답게나 살아 보다가 죽자고 내 딴엔 굳은 결심을 한 지도 오래다. 되도록 물욕과 영달에서 떠나자. 한묵(翰墨)으로 유일한 벗을 삼아 일생을 담박하게 살다 가자 하는 것이 내 소원이라면 소원이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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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음이 타는 가을 강(박재삼)-문제 모음 23제(1차)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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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촉규화(최치원)-문제 모음 20제(1차) 적막한 거친 밭 곁에 번성한 꽃이 약한 가지 누르고 있네. [기] 쓸쓸한 곳에 탐스럽게 핀 촉규화 장맛비 그쳐 향기 가벼워라 보리 바람을 띠어 그림자 쓰러졌네. [승] 향기롭고 아름다운 촉규화 수레나 말 탄 사람 누가 즐겨 보아 주리 벌이나 나비만이 한갓 서로 엿보네. [전] 아무도 봐 주지 않는 촉규화 태어난 땅 천한 것 스스로 부끄럽고 사람들 버려둔 것 그저 한스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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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망을 위하여(곽재구)-문제 모음 12제(1차) 바람은 자도 마음은 자지 않는다 철들어 사랑이며 추억이 무엇인지 알기 전에 싸움은 동산 위의 뜨거운 해처럼 우리들의 속살을 태우고 마음의 배고픔이 출렁이는 강기슭에 앉아 종이배를 띄우며 우리들은 절망의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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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유당기(정약용)-문제 모음 11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7745) 자기가 하고 싶지는 않으나 부득이 해야 하는 것은 그만둘 수 없는 일이요, 자기는 하고 싶으나 남이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하지 않는 것은 그만둘 수 있는 일이다. 그만둘 수 없는 일은 항상 그 일을 하고는 있지만, 자기가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그만둔다.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할 수 있으나,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에 또한 때로는 그만둔다. 진실로 이와 같이 된다면 천하에 도무지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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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좋다 하고(내해 죠타 하고. 변계량)-문제 모음 9제(1차) 내가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여도 의 아니면 좇지 말리 우리는 천성을 지키여 생긴 대로 하리라 - 변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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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잃어버린 나무들(나희덕)-문제 모음 12제(1차) 그 집에는 자그마한 뜰이 있었다. 처음으로 집을 장만했다는 기쁨보다도 무언가 심고 가꿀 수 있는 몇 평의 땅이 생겼다는 기쁨이 내게는 더 컸다. 그곳엔 이미 목련, 라일락, 감나무, 대추나무, 장미 등이 한두 그루씩 심어져 있었다. 그 나무들이 서로 썩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크고 작은 그늘을 만들며 기대어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그 나무들은 이제 내 뜰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게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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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정호승)-문제 모음 14제(1차) 나는 희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 희망에는 희망이 없다 희망은 기쁨보다 분노에 가깝다 나는 절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졌을 뿐 희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져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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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와집 한 채(김명인)-문제 모음 11제(1차)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논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겠네 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붙을 때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에도 배어든 연기가 매워서 집이 없는 사람 거기서도 눈물 잣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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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충렬전(미상)-문제 모음 19제(3차) I410-ECN-0102-2023-000-001633216 이때 낭자, 연심이 잡혀갔단 말을 듣고 신세를 자탄하더니 뜻밖에 관비 십여 명이 나와 잡아다가 계단 아래에 엎드리니, 원수 창문을 열고 낭자의 상을 보니 낯이 익은 듯하고 심신이 비감하여 자세히 보니, 의상은 남루하나 기생(妓生) 되기로 마음먹을 것 같지 않고 천인 자식 아깝도다. 원수가 소리를 나직이 하여 낭자더러 말하기를, “거동을 보니 천인 자식이 아니요, 여자의 말을 들었거니와 수절을 한다 하니 뉘 집 자손이며 낭자는 누구건대 청춘소년에 수절을 하며, 무슨 일로 저리 되어 관비의 양여자*가 되었는지 진정을 숨겨 꺼리지 말고 날더러 이르면 알 일이 있으리라. 말을 자세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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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김소월)-41문제(2차. 서술형 포함) [I410-111-24-02-088582149]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 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점을 손에 새라 새롭은 탄식을 얻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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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길(정호승)-문제 모음 24제(1차) (I410-ECN-0102-2023-000-002076455)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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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꿈을 키운 한 권의 책(배한성)-22문제(내신용) 지금의 내가 성우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된 것, 내 열정적 공상과 상상에 결정적인 불꽃을 피워 준 것이 바로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Don Quixote)’였다. 중학생 때였던가. 내 꿈은 영화배우였다. 그래서 어려운 형편에도 책보다 주로 영화를 많이 보았다. 하지만 넉넉하지 못한 형편 탓에 매번 보고 싶은 영화를 다 볼 수는 없었다. ‘돈키호테’도 그런 영화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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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의 방 한칸-박영한 님의 제를 빌려(김사인)-문제 모음 15제(1차) 세월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 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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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수문전(작자 미상)-문제 모음 12제(1차) 과연 서번국의 대장 진골대가 급히 군사를 몰아 남주성에 들어가니, 백성이 하나도 없고 성 안이 텅 비어 있었다. 진골대가 크게 놀라 도로 진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데, 현후가 서번군이 성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 군사들을 급히 출동시켜 에워싸며 산 위에 올라가 소리쳐 말했다. “서번이 어찌 감히 우리를 당할소냐? 옛날 양평공과 우골대가 다 내 칼에 죽었거늘, 네 맞아 죽고자 하니 어린 강아지가 맹호를 모르는 격이로다. 제 죽은 혼일망정 나를 원망치 말고 새 황제를 원망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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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선생전(이규보)-문제 모음 18제(2차) 국성(麴聖)의 자는 중지(中之)이니 바로 주천(酒泉)에 사는 사람이다. 국성이란 맑은 술을 말하는 것이요, 중지란 곤드레만드레함을 뜻한다. 어릴 때에는 서막(徐邈)에게 귀여움을 받았다. 심지어 서막이 그의 이름과 자를 지어 주기까지 했다. 그의 먼 조상은 원래 온(溫)이라는 땅에서 살았다. 힘껏 농사를 지어서 넉넉하게 먹고 살았다. 정(鄭)나라가 주(周)나라를 칠 때에 잡아갔기 때문에 그 자손들은 간혹 정나라에 흩어져 살기도 한다. 국성의 증조(曾祖)는 그 이름이 역사에 실려 있지 않다. 조부 모(牟)가 주천이라는 곳으로 이사 와서 살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도 여기서 살아 드디어 주천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의 아비 차(醝)는 벼슬을 했다. 그의 집에서는 처음 하는 벼슬이었다. 차란 흰 술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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