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나는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했다. 왜 안 가냐고 물어 공부도 재미가 없고, 학교 가는 것도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어린 아들이 그러니 어머니로서도 한숨이 나왔을 것이다. “그래도 얼른 교복으로 갈아입어라.” “학교 안 간다니까.” 그 시절 나는 어머니에게 존댓말을 쓰지 않았다. 어머니를 만만히 보아서가 아니라 우리 동네 아이들 모두 그랬다. 아버지에게는 존댓말을 어머니에게는 다들 반말로 말했다. “안 가면?” “그냥 이렇게 자라다가 이다음 농사지을 거라구.” “에미가 신작로까지 데려다 줄 테니까 얼른 교복 입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