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학에서는 인간과 사회와 자연을 통일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인간 사회의 운영 원리인‘도리(道理)’와 자연법칙인 ‘물리(物理)’는 다르게 파악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와 같은 관점은 군신 간의 의리를 비롯한 삼강오륜 등 인간 사회의 운영 원리를 ‘자연’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주자학의 태도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조선으로 이어졌다. 주자학에서 ‘격물치지(格物致知)’는 학문과 수양의 근거가 되었는데 여기에서 ‘물(物)’은 대상적 존재를 의미한다. 그런데 주자학에서는 ‘물’을 행위적 사실을 뜻하는 ‘사(事)’와 같은 의미로 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