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기하학의 질서 아래에서 모서리는 정형화된 공간의 윤곽을 형성하고 남은 나머지 영역이었다. 모서리는 벽면과 벽면이 만나서 생기는 부차적 영역이거나 벽면 사이의 버리는 영역이었던 것이다. 이때 모서리의 역할은 육면체가 빈틈이 없는 고정된 형태의 물리체로 존재하게 해 주는 봉합의 기능에 불과하여, 모서리는 예술적 가능성이 박탈된 죽은 영역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1960년대 대중 건축 운동에서 복합 공간 운동과 1970년대의 뉴욕 5건축을 거치면서 모서리는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 세계로 개척되기 시작하였다. 모서리가 하나의 공간으로서, 독립적인 조형 대상의 영역으로서 거듭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