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7년, 영국 왕 에드워드 3세 앞에 프랑스 북부에서 온 칼레의 사절이 간절히 자비를 구하고 있었다.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서 벌어진 백 년 전쟁(1337~1453), 그 초기에 칼레 시는 기근에도 불구하고 11개월간이나 영국인들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그러나 영국군의 방어 태세에 자신감을 상실한 나머지 프랑스 왕 필리프 6세가 칼레 시로 향하던 군사들에게 발길을 돌리라 명하자, 칼레 시는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영국에 항복하는 것 외에 다른 아무런 대안이 없음을 깨달은 칼레의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으로 항복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칼레의 사자를 접한 영국 왕 에드워드 3세의 태도는 전혀 누그러질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