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일찍이 고려 때부터 전해 내려오던 「어부가」를 이현보가 5수의 연시조로 개작한 것이다.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가어옹(假漁翁)’으로 유유자적하면서 임금과 속세의 정치를 생각하고 근심하기도 하는 당시 사대부 계층이 가졌던 의식 세계를 잘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강호의 정경이나 그곳에서의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상투적이고 관념적으로만 제시하였다는 한계를 보였으며, 이는 훗날 윤선도가 그 한계를 뛰어넘는 「어부사시사」를 짓는 계기로 작용하였다.